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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수리한 차를 한국서 신차로 판매?…포드코리아 '고객만족'은 빈말?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6-08-26 09:10


포드코리아가 수리내역이 있는 차량을 신차로 속여 판매하는가 하면 자사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버젓이 게시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새로 도색한 부분과 기존 부분의 차이를 보여준다.



미국의 수입차업체 포드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고, 문제가 불거진 뒤 안이한 대응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리 내역이 있는 사고 차량을 새 차로 둔갑시켜 판매한 데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몰랐다는 자세로 일관하다가 막상 소송을 당하자 합의를 제안한 것.

그러가하면 포드코리아는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버젓이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포드가 한국 고객을 '호갱'으로 알고 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가 평소 강조해 온 '고객 만족과 프리미엄 서비스, 브랜드 위상 제고' 등이 헛구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1만358대를 판매하며 한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


볼트가 풀린 상태에서 도색 작업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진(왼쪽)과 페인트가 날린 흔적.

미국에서 차량 수리내역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내역서.


수리한 차를 신차로 둔갑?…포드코리아, "알 수 없다"

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3월 포드코리아 딜러사인 선인자동차를 통해 '포드 토러스 2.0 리미티드' 모델을 계약했다. 당시 김씨는 4500만원짜리 차량을 약 800만원을 할인받아 구매했다. 그런데 해당 차량의 주행거리가 1120㎞에 달했던 것. 김씨에 따르면 이에 대해 영업사원은 "차량이 테스트 차량인 걸 모르고 가져왔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영업사원이 이미 차량 등록까지 마친 상태라 김씨는 딜러사로부터 일정 부분 보상을 받고 차량을 인수했다.

이후 김씨는 차량 곳곳에서 추가적인 하자를 발견했다. 김씨는 볼트 재고정은 물론 녹 발생, 재용접 흔적 등을 찾아냈다. 여기에 문짝 교환과 더불어 재도색마저 의심되는 부분도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결국 김씨는 도막(페인트 두께) 측정 장비로 차량을 일일이 체크해보니 37.6㎛에서부터 254㎛까지 부위마다 제각각이었으며, 심한 곳은 957㎛까지 측정됐다. 그만큼 페인트 두께가 일정치 않다는 얘기다. 김씨는 "여러 곳을 재도색했을 것이란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씨는 포드코리아 서비스센터를 찾아 차량 이상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도장 전문가가 없다는 이유로 '확인 불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수차례의 문의에도 업체는 같은 대답이었다.


결국 김씨는 4월 말 자비를 들여 다른 곳에서 차량 정밀 검사를 받고, '수리 전력이 있는 차량이 맞다'는 확인을 받았다. 차량을 점검한 기술법인측은 "차량 전반적으로 긁힌 부위에 대한 탈부착 및 보수 도장한 흔적이 발견됐고 도막 두께가 출고당시 차량에 비해 두껍고 균등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전반적인 도색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차량의 경우 특수 목적(테스트용) 또는 하자로 인한 반품차량을 재수리 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미국의 '카팩스(사고차량 여부를 조회하는 사이트)'를 통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이미 1091㎞의 차량 주행이 이뤄진 것은 물론 170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한 수리 내역이 한 차례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속았다는 생각이 든 김씨가 소송을 시작하자,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하던 딜러사측은 '소송 청구액보다 1000만원을 더 줄 테니 합의해 달라'는 제안까지 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절하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김씨는 포드 미국 본사와 포드코리아의 소통 부재도 제기했다. 김씨는 "미국 포드에도 수차례 해당 차량에 대한 문제제기와 정보를 요청했지만 포드코리아를 통해 확인하라는 답변만 들었으며 최근엔 답변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측은 "해당 차주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량의 경우 이같은 하자 문제가 발생하면 수입사와 판매사간 서로 책임 떠넘기기가 일상다반사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수만가지 부품이 들어가는 차량에서 결함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대응하는 업체의 나몰라라식 태도에 소비자들은 실망하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몇 몇 수입차업체들이 자동차를 팔 때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고객 만족을 외치지만 정작 자동차를 팔고 난 뒤에는 책임 등을 딜러사에 떠넘기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포드코리아 홈페이지
동해를 일본해로?…독도는 아예 없어

뿐만 아니라 포드코리아는 한국 정서와 다른 행보도 보여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현재 포드코리아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시장 위치찾기 지도'를 보면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더욱이 독도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는 포드코리아가 구글 지도를 그대로 끌어다 사용해서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한국민 감정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현지화 노력이 부족', '차를 팔기 전에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같은 미국 자동차기업인 캐딜락은 같은 지도를 사용하고도 동해로 표기했다. 앞서 같은 미국차 브랜드인 테슬라모터스 또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서둘러 수정한 바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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