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실적부진으로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30대 그룹 임원 자리가 1년새 484개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무급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원 수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시되는 임원명단을 기준으로 했으며 비상장 그룹인 부영은 제외했다. 겸직 임원의 경우 1명으로 카운트했으며, 직급별 구분에서는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SK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그룹별로는 한화·롯데 등 13개 그룹이 267명 늘렸지만, 삼성·두산 등 16개 그룹은 751명 줄였다.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두산도 임원 수가 433명에서 331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특히 두산은 계열사 7곳 중 무려 6곳에서 임원이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58명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두산중공업(13명)과 지주사 두산(11명), 두산엔진(10명) 등도 10명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와 금호아시아나가 나란히 53명 줄며 3, 4위를 차지했고 이어 현대중공업(41명), GS(30명), OCI(23명), 효성(18명), 한진(17명), KT(11명) 순으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와 롯데는 지난해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를 넘겨받는 빅딜로 30대 그룹 중 임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화는 372명에서 437명으로 65명 증가했고 롯데도 47명 늘었다. SK(42명)도 40명 이상 늘었고, 대림(24명)과 하림(18명), CJ·현대백화점(각 17명), 미래에셋(13명) 등이 10명 이상 증가했다.
직급별로는 상무급이 5865명에서 5615명으로 250명 줄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무급과 부사장은 각각 58명, 15명 줄었다. 반면 사장은 234명에서 242명으로 8명 늘었다.
비율로는 전무급의 감소율이 5.3%로 가장 높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