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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네오가구 임직원 횡령 고소에 주식 매매정지 등 악재에 흔들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9 13:34


과거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던 국내 대표적인 가구업체인 보루네오가구가 또 한 번 경영권 분쟁이라는 홍역을 치루고 있다. 가구산업의 침체로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2012년 이후 대주주가 다섯번이나 바뀐 보루네오가구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것. 더욱이 전직 임직원의 횡령 혐의가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낮은 대주주 지분율로 인해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24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김은수씨 외 전직 임직원 5명에 대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혐의발생금액은 145억원으로 이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39.5%에 이른다. 이에 맞서 피고소인들은 같은 날 송달석 보루네오가구 대표 및 최대주주인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을 무고 및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두고 회사 내부 전·현직 경영진간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보루네오가구가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7월과 10월 경영권 분쟁 소송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소액주주들이 기존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법원에 신청한 것이다. 2016년 1월 4일 주주제안으로 7명의 현 이사와 1명의 감사 해임안이 상정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소액주주들은 류창희씨 등 9명의 사내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 건도 상정된다. 류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의 친구로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인물이지만 소액주주들이 신임 대표이사 후보 1순위에 올려놓은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는 보루네오가구의 최근 경영권 관련 일련 분쟁들이 최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 능력부족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전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한 보루네오가구 경영진이 네오(Neo) 보루네오플랜을 발표하는 등 미래비전을 밝혔지만 최근 회사 내부 신구 경영진 갈등과 최근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점 등으로 적극적인 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을 바탕으로 매출 상승을 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일부 주주의 M&A 시도 등은 이같은 연장선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루네오가구는 최근 4년간 매출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보루네오가구의 지난해 매출액은 541억원이다. 2012년 매출 1529억과 비교하면 3분의 1정도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3년과 20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주가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전 회장의 지분은 15%가량 남짓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 경우 매출이 우호지분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보루네오가구는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과 매출 부진, 낮은 주가는 경영권 위협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실제로 보루네오가구는 2012년 이후 경영 악화 등으로 최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었고, 최근 2년 사이에는 대표이사가 일곱 차례나 교체됐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9월 김환생 전 삼우개발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지만 2개월 만에 송달석 대표로 바뀌었다. 송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3월까지 대표직을 지냈던 인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임시주총을 통한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년여 사이 네 차례의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경영진 측은 일단 경영권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 회장은 소액주주의 임시주총과 관련해 적대적 M&A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인 전 회장은 지난 23일 자료를 통해 "지금 경영권을 공격하고 있는 M&A세력은 여러 상장기업을 인수한 후 상장폐지를 이끌었다"며 "지금의 참담한 상황은 적대적 M&A 세력과 뜻을 같이 한 옛 경영진에 의한 것"이라고 최근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보루네오가구 측은 또 "보루네오가구의 미래를 과연 새로운 이사 후보자들에게 맡길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용진 회장측은 임시주총을 대비해 우호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조기종식과 함께 경영권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사측이 전 임직원의 횡령 배임 혐의를 공시한 것과 관련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지난 24일 보루네오가구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매매거래 정지는 보루네오가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의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는 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짓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 중 하나다. 심의 대상에 들어갈 경우 보루네오가구는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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