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지난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지만, 무리한 합병 추진으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직 마무리가 된 게 아니라는 게 이유다.
엘리엇은 삼성 계열사 뿐 아니라 국민연금에도 비슷한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은 엘리엇이 삼성SDI, 삼성화재 지분을 매입했을 때부터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주총에서 패한 엘리엇이 후속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됐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는 엘리엇의 후속 조치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삼성을 압박하며 주총 무효 소송 제기하는 것과 엘리엇이 지분을 보유한 다른 삼성 계열사와 국민연금에 대한 소송 등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주총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경우 중복 위임장 효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위임 적절성, KCC로 넘어간 자사주의 의결권 행사 위법성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주총 전부터 엘리엇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했던 문제들로 내부적인 법률 검토는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순순히 물러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삼성을 압박, 투자회사답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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