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계약 승인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친다.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재탄생할 수 있는 만큼 주총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엘리엇과 삼성물산이 소액주주들을 사이에 놓고 의결권 위임 대결(프락시 파이트)을 펼치고 있어 출석률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80% 출석을 가정하면 삼성물산은 합병안 가결을 위해 3분의 2인 53.33%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41%) 등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까지 합쳐 13.92%다. 여기에 '백기사'인 KCC의 지분 5.96%를 더하면 19.88%다.
국내 기관 표를 모두 더하면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42.12%가 된다. 53.33%에 11%가량이 모자란 수치다.
엘리엇의 7.12%를 제외한 외국인 지분은 26.41%, 기타 소액주주의 지분은 24.33%다. 50% 가량이 찬반을 확신할 수 없는 '부동표'로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합병 여부를 판가름 할 전망이다 .
재계·금융권 일각에선 일단 합병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최근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는 국내외 소액주주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반대표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소액 주주 가운데 일부도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고 적극적인 합병 반대 운동에 나선 상황이다.
소액주주 중 가장 지분이 큰 윤석근 일성신약 부회장(2.37%)은 줄곧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조정되지 않는 한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엘리엇도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삼성물산 주주가 임시 주총에서 전적으로 불공정한 합병안에 반대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호소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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