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가 붕괴되면 유엔이 남북통일에 '중대하고도 대대적인'(crucial and massive)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어 미 국무부 출신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유엔의 각종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 받으면서 유엔과 그 이외 관계에는 종전과 현재처럼 거리를 둘 것"이라고 분석한 뒤 "미래에 유엔은 한반도에서 한국의 파트너로서 대대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에 그날(한국과 유엔은 함께 북한 체제 붕괴)을 대비해 조용하게 준비를 시작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북한 체제가 붕괴됐을 때 (한국과 유엔이) 준비가 안 돼 있을 경우 한반도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악몽'(unthinkable nightmare)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래 한반도에서 유엔의 역할은 안보와 평화보다는 이미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종 유엔 기구들의 활동이 비중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유엔의 한반도 개입은 인권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성윤 터프츠 대학 플레처 법·외교 대학원 교수는 북한 체제 붕괴와 함께 "유엔이 (한반도 통일에 있어) 1948년 당시와 같이 '본질적인'(essential)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미국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일본을 정치, 사회, 경제 분야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본질적으로 바꿔놓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체제가 붕괴된) 북한 재건에 유엔은 '중대하고도 대대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유엔 개입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일부 전망에 대해 "역사를 보면 중국은 매우 실용주의적(pragmatic)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치르는 대가가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 그 때는 자국 이익을 위해 대북 입장을 다시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이날 행사 개회사에서 북한이 최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내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은 도저히 예측할 수가 없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한반도 문제 최고 권위 패널리스트들의 견해가 참석자들의 북한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는 유엔 직원과 외교관, 언론 특파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uskoreanews.com=신용일 기자 yishin@uskoreanews.com <스포츠조선-uskorea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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