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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말도 건강점진 받는다, 경주마 종합검진 4월부터 시행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7 06:59



바야흐로 동물복지 시대다. 이제 경주마들도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마사회는 렛츠런파크 서울의 동물병원에서 국내 최초의 경주마 종합건강검진 '질병 조기발견을 위한 말 건강검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마를 대상으로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선착순 100두에 대해서 기존 수가에서 절반 이상 할인된 30만원의 검진비용을 적용한다.

혈액, 요, 분변은 물론 안과와 치과, 심전도, 직장초음파 검사를 기초적으로 실시한다. 호흡기와 위는 내시경을 통해 검사하고, 근골격계는 총 14장의 엑스레이로 주요 관절을 꼼꼼히 살피는 한편, 적외선 체열검사로 통증부위를 찾아내고 초음파를 통해 주요인대의 상태를 살핀다. 검사 시간이 2시간 넘게 소요되어 하루 2두까지 검진이 가능하다. 검사 후에는 상세한 결과지 파일이 마주에게 제공되는데, 질환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상태에 따라 돌보는 방법과 훈련 관리까지 수의사가 일대일로 상담해준다. 검사 후 치료가 필요한 말에게는 치료 예약에 우선권을 주기까지 한다. 종합검진엔 국내 최고의 장비와 최신 검사 방법들이 총 동원된다. 경주마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의료진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을 미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고 경주마가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경주로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잘 뛰는 말이라도 부상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상정도에 따라서는 더 이상 경주마로서 활동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마주나 말 관계자들은 항상 경주마의 부상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제 종합건강검진으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부상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신마의 건강상태 체크는 물론 말(馬)을 매매할 때도 유용하다. 하지만 말 못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계속될 때에도 건강검진을 활용할 수 있다. 마사회는 잘 먹기는 하는데 살은 찌지 않는다거나, 체중이 늘지 않고 피모 상태가 불량한 경우, 감기나 마비가 잦은 경우 건강검진을 권하고 있다.

마사회는 동물복지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 말보건원장이 위원장을 맡아 말보건복지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에서는 지난 2월 최근 경주에서 심하게 학대당한 말을 새 주인에게 입양될 때가지 보호하기도 했다. 이번 검진도 같은 맥락에서 계획된 사업이다. 말보건복지위원회 6대원칙은 수의사의 진료 거부 금지 수의사가 말 소유자에게 적정한 사육 및 관리 요구 말 소유자의 적정한 사육 및 관리 의무 말 소유자의 예방접종 및 구충 의무 도구·약물을 사용한 상해 행위 금지 수의사에 의한 말의 인도적인 처리다.

마사회 관계자는 "최근 동물복지가 크게 이슈로 부각됐다. 우리는 지난해부터 말보건복지위원회를 두고 6대 원칙을 제정하여 실천하고 있다"며 "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사업은 경주마 복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사회는 진행경과를 관찰한 뒤 건강검진 사업을 확대 진행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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