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회사 회식은 큰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피하고 싶은 동료와 함께한다면 더욱 괴롭다.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 A대리는 회식스타로 유명하다. 주량이 맥주 1잔이라 동료들과 술자리를 잘 하지 않지만, 사장님까지 참석하는 연말 회식에는 항상 주량을 넘겨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고 테이블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 친절(?)하게도 꼭 동료를 끌고 올라가고, 선배들에게 반말로 시비를 거는 등 망나니가 되어 기피 1순위를 달린다.
망나니형을 피하려면 정보수집과 빠른 눈치가 필요하다. 사전조사로 어떤 동료, 상사가 고주망태로 변하는지 알았다면 일단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앉아야 한다면 방패를 마련하자. 방패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망나니 유형인 상대보다 선배 혹은 상사로 분위기 전환에 능숙한 사람이 효과적이다.
다음 기피동료 2위는 날짜, 시간, 장소 등 사사건건 불평하는 ▲'매사 불만족형'(13.2%)이었다.
# 회식 컨셉트와 장소, 날짜를 정해야하는 B팀 신입사원은 매번 C과장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회식 날짜가 안 좋다, 장소는 그게 뭐냐, 선배 생각은 안 하느냐 등 시작부터 끝까지 회식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매사 불만족인 사람에게 긍정을 바라기는 어렵다. 이럴 때에는 책임 분산 전략을 쓰자. 회식을 정할 때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가지 요소를 그 사람의 의견을 물어서 따르는 것이다. 물론 고단수인 사람은 '내가 언제'라고 발뺌하며 불평을 내놓을 수 있으니 증인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 의견을 묻고, 'C과장님, 이번 안은 나쁘지 않죠?'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도록 한다면 불만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3위는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데 여러 핑계로 늦게 오거나 빠지는 ▲'혼자만 바쁜척형'(8.9%)이 올랐다.
# 너무 바빠 연말 회식자리에 빠지고 싶지만, 시간엄수라는 반강제적인 사수의 말에 야근을 각오하고 일찍 참석한 D대리. 하지만, 그 사수는 팀장에게 업무상 바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보고 드리고 늦게 들어온다. 운이 좋은지 윗분들은 처음부터 함께 한 것으로 생각하니 더 얄밉다.
'회사일 혼자서 다하나, 누구는 일 안 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유형. 정말 바쁜 일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회식마다 그렇다면 의심이 된다. 바쁜척형이 부하직원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어떤 일인지 확인한 후 '내일 해도 되는 거네, 일어나', '가서 1차만 하고 들어와서 마무리해'라고 지시하면 된다. 하지만, 상사라면 입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자신도 나만의 꼼수로 힘든 회식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오히려 득이다.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 집에 못 가게 잡는 물귀신형'(8.3%), '법카(법인카드)를 쓸 때는 나서서 비싼걸 시키고, 각자 돈 낼 때는 빈대 붙는 철면피형'(7.9%), '직책 등을 내세우며 눈치를 주는 언제 어디서나 상사형'(6.9%), '집안, 스펙, 연봉 등 자기자랑만 늘어놓는 자칭 엄친아형'(6.7%), '술만 마시면 추근대는 성추행 신고유발형'(5.6%), '술자리 뒷담화를 조장하는 이간질형'(5.5%) 등도 기피 유형으로 꼽았다.
반대로 송년회식자리에서 만나고 싶은 유형으로는 '어떤 이야기도 잘 받아주는 전문 상담가형'(19.1%), '회비를 쾌척하는 통 큰 기부형'(16.2%), '입만 열면 분위기를 띄우는 공식 개그맨형'(16.1%) 등이 있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