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하지정맥류, 출산 후 서서 일하는 여성에게 치명적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10-10 15:10


백화점 직원으로 일하는 K씨(41세)은 얼마 전부터 다리가 평소보다 많이 붓고 무거워 쉽게 피곤해짐을 느꼈다.

하루 종일 피로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 막상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리곤 했다.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던 어느 날 발목 안쪽이 심하게 가렵고 크게 부풀어 오른 것을 발견했다. K씨는 피부질환의 일종이겠거니 하며 피부과를 찾았다.

그러나 피부과 의사가 내린 결론은 하정외과를 찾아가보라는 것이었다. 그가 가진 질환은 피부병이 아닌 하지정맥류였다.

하지정맥류란 정맥의 피가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다리에 고인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K씨처럼 장시간 서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백화점이나 마트 직원, 교사 등이 걸리기 쉽다.

하지정맥류라는 것이 다소 생소한 K씨는 인터넷을 통해 질병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정맥류는 최근 여성의 3대 질환이라 할 정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하지정맥류 환자의 67.3%가 여성'(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K씨가 질환에 걸릴 만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결혼하기 전 급격한 체중감량을 한 적이 있으며 스키니 진에 하이힐을 매일 신고 다니는 편이었다. 결혼 후 출산휴가를 다녀온 다음부터는 집에 돌아오면 과도한 피로감에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즐겨했다.

우리 몸은 급격히 체중이 줄거나 과식, 운동부족 등으로 체중이 늘어나면 혈관이 팽창될 수 있다. 또한 정맥의 피를 심장으로 올려 보내기 위해서는 발목운동 등을 통해 종아리 근육을 수축시켜야 하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발목운동이 부족해 피가 순환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K씨가 하지정맥류에 걸린 결정적인 이유는 임신이었다. 임신을 하면 배에 압력이 생겨 종아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피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또 에스트로겐 등의 여성호르몬 분비로 혈관이 확장돼 판막이 손상되면서 하지정맥류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K씨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하지정맥류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백화점 일에 복귀했다. 그러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다리의 피로를 풀기 위해 시도했던 반신욕이 그동안 막혀있던 하지혈관을 더욱 팽창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서울하정외과 대전점 박종덕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자가진단이 어렵고 초기증상만으로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질환이 심화되면 피부가 녹고 썩는 피부궤양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리 부위에 피부궤양이 발생하거나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필요가 있으며 발병 후 질환이 계속 진행됨은 물론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문적인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하이힐이나 부츠 등의 착용을 삼가고 틈틈이 다리와 발목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K양과 같이 서 있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의자 보다는 다리를 펴고 있는 것이 좋다.

이미 하지정맥류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염분이 많은 음식의 양은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고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질병 심화를 막는 데에 도움이 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