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추진과정에서 외환은행 노사 간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대규모 직원 징계 건으로 한 차례 폭풍에 휩싸인 뒤 이번에는 내부 게시글 '조작 공방'에 휩싸였다.
외환은행측은 임시 조합원 총회가 불발로 끝났지만 직원들이 대거 근무지를 이탈한 상황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합원 총회가 내용상 평일 업무시간에 개최할만큼 긴급하고 절대적인 사안은 아니었는데 기습적으로 총회를 개최하려했다는 주장이다.
사측의 강공 드라이브에 노조도 강공으로 맞서고 있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몇몇 외환은행 노동조합 지방 지부는 성명서를 발표해 노조 집행부를 질타했다.
노조는 한 부서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지금 바로 댓글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우리 부서의 댓글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압박한 사실을 밝혀냈다. 다른 부서장도 부하 직원들과의 단체 카톡방에 "(본사가) 부서·점포별 댓글 수를 파악한다고 한다"며 댓글 유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실명 게시판의 성격과 이런 지시를 근거로 들어 사측의 '댓글 조작 사건'으로 규정짓고 있다. 외환은행 사측은 노조의 주장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게시글과 댓글이 전적으로 자율에 따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