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그룹 내 물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매각한다.
이번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은 현대그룹과 오릭스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신설된 SPC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신설 SPC는 오릭스 측이 자본의 약 70%를 출자하고, 나머지 30% 가량은 현대상선이 부담해 공동주주로 나서게 되는 구조다.
신설 SPC는 자본금 3천400억원으로 오릭스가 자본금의 70%인 2천400억원을 투자하고, 30%인 1천억원은 현대상선이 출자한다. 향후 신설 SPC가 현대로지스틱스를 재매각할 경우 현대그룹은 원금과 함께 투자차익을 오릭스와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현대그룹은 이번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으로 총 6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자구안 대부분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당초 자구 원안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를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키로 했으나, 지분매각 제안을 받고 이 방식이 기업공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오릭스 측과 협의를 진행해 이날 최종 타결했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3조3천억원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LNG운송사업 부문 매각, 신한, KB금융지주 등 보유주식 매각, 외자 유치 등을 통해 6개월간 약 2조7천억원, 80% 이상의 자구안을 달성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으로 1조원을 확보했으며,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천500억원, 컨테이너 매각 대금 563억원, 신한금융·KB금융·현대오일뱅크 등 보유 주식매각으로 총 1천563억원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천803억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천억원을 조달했다.
현대그룹측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 등 당초 자구안으로 제시한 것보다 훨씬 강도높은 방안들을 선제적으로 추진함으로서 유동성 확충, 부채비율 대폭 감축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더 이상 유동성 우려 없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1988년 설립한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와 3자 물류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현대그룹내 물류 계열사로 지난해 매출 1조 3,466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달성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