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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수협공판장 여채식 소장 '법률봉사단' 통해 이웃 도와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4-02-28 12:40


강서수협공판장 여채식 얼음사업소장, 재능기부 '법률봉사단' 통해 이웃 도와

서울 강서수협공판장 얼음사업소 여채식 소장은 독특한 직함을 또 하나 가지고 있다. 직업과는 연관이 적을 것 같은 법률 분야에서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상담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률봉사단의 사무국장으로도 제직하고 있다.

18살 어린 나이에 부모 모두를 여의고 먹고 살기 위해 학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여 소장은 고향인 전남 영암을 떠나 부산을 거처 서울에 자리를 잡았다.

노량진수산시장을 시작으로 어시장과 인연을 맺은 그는 성실한 태도와 붙임성 있는 성격, 친절한 태도 때문에 주위사람들의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일 부분에선 남부럽지 않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늘 가슴 한 켠엔 학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다.

늦은 나이지만 다시금 학업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한 여 소장은 영등포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해 독학으로 졸업을 했고, 이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만학도임에도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밤을 지세우기도 했다""며 책과 씨름하던 과거를 떠울린 그는 ""힘들긴 했지만, 고등학교 졸업장과 대학교 졸업장을 받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뿌듯했던 순간의 벅찬 감동을 이야기했다.

총 2만6000평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강서수협공판장에서 약 300개 업체에 얼음을 공급중인 그가 왜 법학을 전공했는지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했는데, 어시장 일을 오랜 시간 했던 그는 많은 상인들이 법을 잘 몰라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고 했다.

""늘 만나며 인사 나누던 상인 분들이 법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잘 알지 못해 곤란해하는 것을 봤다.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었지만, 무지했던 나 역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법 공부를 시작한 이유를 밝힌 여 소장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봉사를 위해 하나의 수단으로 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찍이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던 그는 노인분들에게 자주 봉사활동을 다녔다. "어르신들을 보면 어린 나이에 여의었던 부모님이 생각난다"는 여 소장은 부모님에게 못했던 효도를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고 하는데. 마음에서 우러난 이런 봉사의 태도는 자녀들에게도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게 됐다고 한다.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을 본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의 추천으로 라이온스클럽에 입회해 더욱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는 여 소장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로 조직된 봉사단체 '청심스터디'에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봉사의 소중함과 뿌듯함을 알리고 싶어 결성하게 된 이곳에서 그는 아프리카 신생아들에게 모자보내기 운동과 한빛요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노인분들에게 봉사를 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실천하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는 육체적인 봉사에서 나아가 재능기부 형식의 법률봉사단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여 소장은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률상담자원봉사단(www.knoulaw.org)홈페이를 통해 상담을 신청하는 많은 분들은 법의 도움이 정말 절실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의 신청글들을 보고 있을때는 화가나기도, 눈물이 쏟아지기도 하는데, 우리의 도움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때만큼 기쁜 순간이 없다"며 법률 상담을 하며 느꼈던 감정을 털어놓은 그는 적극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에 사무국장이라는 중요직책을 맡게 되었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률상담자원봉사단은 약 270여명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학교 관계자(재학생,졸업생 및 그 가족,교직원)를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 중이다. 점차 그 범위를 넓혀 모든 사람들에게 법에 명시된 정당한 권리와 적법한 절차에 대한 무료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체이기에 여 소장의 직책은 무거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사무국장 위치를 지위나 직책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더 열심히 하라고 큰 일을 맡겨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법에 대한 지식을 더욱 쌓을 생각이라는 그는 "언제까지나 시민을 위한 사람, 시민을 위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힘찬 포부를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는 행동을 강조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경제적, 사회적 여건 등을 핑계로 모두들 한 발 물러서기 마련인데, 여 소장의 모습처럼 그런 상황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면 이후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다. 글로벌경제팀 award@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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