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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홍의 88365] 첫 사랑을 다시 만난 사연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6-28 15:45 | 최종수정 2013-06-28 15:45





많은 사람은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다. 첫사랑이라면 대부분 풋사랑으로 일방적인 짝사랑일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언제 첫사랑을 했다는 것은 본인 밖에 모른다. 고백도 못한 채 그냥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성장하고 세상풍파에 시달리면서 문득 떠오르는 게 첫사랑이다. 지금쯤 그녀는 무엇을 하고 얼마나 변해 있을까 궁금해 한다. 한 번쯤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중년이 되어도 첫사랑이 떠오르는 것은 가장 순수했던 청소년기에 누군가를 진실되게 처음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는 첫 기억이나 첫 경험은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이게 각인효과(imprinting Effect)다.

한번즘 보고싶은 첫사랑! 그러나 첫사랑을 만나면 실망한다고 한다. 첫사랑과의 만남에서 실망하는 이유는 과거와 너무도 다르게 변한 외모 탓이라고 한다. 많은 세월이 흘러 그때 그 모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고교 시절 첫사랑이 있었다. 같은 동네 사는 동갑내기 여고생으로 누나의 절친한 동생이자 동생의 친구 누나였다. 서로 잘 아는 사이지만 고백할 기회도 없이 서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서울로 대학을 갔고 필자는 지방대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후 결혼을 했고 10년 전 자녀들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떠났다.

작년에 귀국한 그녀를 설레는 마음으로 만났다. 그러나 역시 세월 앞에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얼마 후 26살인 그녀의 딸이 본원을 방문했다. 내심 과거 엄마의 얼굴을 기대한 필자 마음과는 달리 거리가 있었다.

딸이 방문한 이유는 큰 얼굴 때문이었다. 미모의 엄마와는 달랐다. 튀어나온 광대 부위와 사각턱의 전형적인 한국여성 얼굴이었다. 그녀에게 쁘띠양악주사를 투여했다. 한 달 뒤에 찾아온 그녀의 딸을 보고 순간 깜짝 놀랐다.

필자의 첫사랑이 나타난 것이다. 딸의 핸디캡인 큰 얼굴이 작아지자 교교시절 예쁜 엄마를 꼭 빼닮게 된 것이다. 현대 의학 덕분에 필자는 첫사랑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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