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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성공창업]배달의 기수, 창업으로 인생역전 노리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3-05-09 14:07 | 최종수정 2013-05-10 10:02


◇프랜차이즈 치킨점 배달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다 지난달 치킨점 사장이 된 서홍범씨가 주문받은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자신의 피와 땀이 배인 점포 앞에서 포즈를 취한 서홍범씨.

'남들보다 창업이 빨랐다'라는 말을 꺼내자 "사실 이제야 철이 들었다"고 답한다. 서홍범씨(30)는 한달 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신수점을 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업전선에 뛰어들었고, 한때는 프랜차이즈 치킨점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몰았다.

'배달의 기수'였던 그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치킨집 사장이 됐다.

창업은 도전이고 모험이다. 서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위의 이런 저런 시선, 미래에 대한 전망, 잘해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 서씨는 "지난 한달이 길게만 느껴진다"라고 말한다.

'청년 실업'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를 옥죄게 시작한 지 15년. IMF 이후 굳어진 고용시장 상황은 요지부동이다. 벤처 열풍마저 사라진 지금, 젊은 이들은 공기업-공무원 등 안정된 직장만 선호한다. 청년 창업은 그야말로 모험과 성공의 외줄타기다.

서씨는 고교 졸업후 이 일, 저 일 안해본 것이 없다. 의류 판매원, 핸드폰 판매점 직원을 거쳐 2006년 교촌치킨 망원점에서 잠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점주와의 친분으로 2012년 또다시 6개월 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매장 돌아가는 사정을 들여다보면서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망원점은 6년전에 비해 손님이 늘어있었다. '잘만 하면 가능성이 있다' 싶었다.

올해초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모친과 동업하기로 했다. 설렁탕집 주방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음식솜씨와 손놀림은 검증 끝. 자연스럽게 간경화로 4년째 고생하고 있는 아버지 병간호를 위한 시간도 벌 수 있었다. 창업 비용은 점포 임대와 인테리어, 설비투자까지 모두 포함해 1억2000만원 남짓 들었다.

첫번째 장애물은 사람 구하기였다. 낮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영업시간이지만 준비시간까지 포함하면 쉴틈이 없다. 2교대는 기본이다. 친구 2명에게 SOS를 보냈다. 한 명은 주방에서 어머니를 돕고, 또 한명은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배달 오토바이를 몬다. 서씨는 "이렇게 5명이 한 식구처럼 시끌벅적하게 일한다. 일터가 딱딱하면 재미없다. 어차피 사람사는 일이니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번째 원칙"이라고 말한다. 배달 오토바이 운전은 위험한 일이다. 본인이 너무나 잘 알기에 2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오토바이를 구매했다. 브레이크 성능 등 안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아서다. 서씨는 "예전에 직접 배달 오토바이를 몰때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직원들에게도 같은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시작한 첫 달 매출은 3000만원 수준. 매일 평균 70마리 정도의 닭을 팔았다. 서씨는 "전단지와 스마트폰 어플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이제 막 시작한 것치고는 만족스럽다. 이것 저것 떼고 일반 샐러리맨 월급정도 번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최종 목표는 훨씬 크다"고 말한다.


포부는 식구 늘리기. "예전에는 버는 족족 다 썼다. 지금은 힘들게 돈을 벌어서 그런지 1000원짜리 하나 쓰는 것도 고민한다. 사실 너무 바빠서 돈쓸 겨를도 없다. 사업이 더 잘 돼 직원도 많이 뽑고, 더 왁자지껄한 일터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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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창업 초보지만 느낀 게 하나 있다. '과감하지만 무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고 알아도 힘든 것이 창업인데 주인이 무지하면 대책이 없다는 뜻이다.

"나도 초보자지만 본사에 교육 받으러 갔을 때 치킨집 프랜차이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앉아있는 이들도 보았다. 최소 몇 달은 근무하면서 매출과 점포 돌아가는 사정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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