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완구매장은 선물을 사러온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선물해주는 것은 곤란한데, 유아나 초등생 여자 아이의 선물로 어린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실제로 평소에도 미용실 세트나 화장놀이 세트 같은 유아용 놀이세트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어린이 날을 전후로 판매는 더욱 급증한다.
식약청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 99% 어린이가 화장품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 보호자 없이 문구점에서 어린이 색조화장품을 구매하거나 부모가 선물로 구입해 준 경우다.
보통 어린이 화장품은 안전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않다. 문구점이 아닌 백화점에서 구입한 어린이 색조화장품에도 여전히 타르 색소가 존재한다. 타르 색소는 어린이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어 가려움이나 따가움을 유발한다. 게다가 침과 함께 빨아 먹게되는 립스틱 제품에 들어있는 타르 색소는 더욱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일부 어린이용 색조 화장품에서는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하는데 어린이 피부는 어른보다 피부가 얇아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소량의 중금속이라도 위험하다.
특히 매니큐어를 자주 바르게 되면 손톱이 숨을 쉬지 못해 색깔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만약 사용했을 경우에는 잠자기 전 반드시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문구점에서 파는 화장품은 그저 장난감일 뿐 얼굴이나 피부에 지속적으로 바를 경우 자극성 피부염이나 접촉성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화장품은 상처나 습진 등 피부염이 있는 부위에는 발라서는 안 되며, 어린이 화장품을 바른 후 가렵거나 빨갛거나 따갑게 부어오르면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어린이, 청소년 화장시 주의점
주부 최미라 씨(45)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 아이가 자신의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몰래 바르는 것을 여러 번 발견하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딸 아이는 친구들도 가지고 있다며 어린이 날 선물로 BB크림과 립밤을 사달라고 조른다며 고민에 빠졌다.
"애들이 무슨 화장이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성인 화장품 못지않게 다양한 제품군과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10대 청소년들을 겨냥한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10대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화장품부터 책가방에 휴대하기 좋은 소용량 제품출시 등 마케팅 기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올바른 화장지식이 없는 10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화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사 10대 전용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깨끗이 화장을 지우는 경우가 드물고 클렌징의 중요성이나 클렌징을 소홀히 했을 때의 피부 트러블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기초화장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섣부른 색조화장은 피부에 자극을 주며,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접촉성 피부염이나 자극성 피부염에 노출될 수 있다.
청소년기에 화장을 시작한다면 반드시 화장에 대한 기초 상식을 익히고, 화장 후 클렌징을 깨끗하게 화장품 잔여물을 피부에 남기지 않도록 한다. 또한 값싸고 질 낮은 제품이 아닌 제대로 만들어진 저자극성의 10대 전용 화장품을 구입해서 사용하도록 한다. 색조 화장품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색조화장을 하는 눈가나 입술 등의 피부는 매우 예민하고 약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는 더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색조 화장품을 굳이 사용할 경우에는 천연색소가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며, 오랜 시간 바르고 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