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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제주에서 열린 골프대회. 최대 변수는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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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36홀로 축소된데다 바람, 추위 변수까지 겹친 상황. 우승경쟁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었다. 변수가 커지면서 추격조에 포진하던 잠룡들이 기지개를 켰다. 오전조로 출발했던 오지현(22·KB금융)은 이날 7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8언더파 136타 오후조 출발 전까지 단독 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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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했던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22·대방건설)도 강한 바람 속에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 보기와 버디 1개씩을 기록하며 이븐파.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 속에 답답한 표정을 짓던 이정은은 12번 홀에서 짧은 퍼팅 2개를 잇달아 미스하며 더블보기로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14번 홀에 1타를 만회한 이정은은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1언더파로 마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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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이뤄낸 우승. 지난해 생애 첫 승과 함께 시즌 3승을 거두며 '지현 천하'의 선봉에 섰던 김지현은 올시즌 국내 개막전 우승으로 올해도 변함 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지난해 S-OIL챔피언십과 기아자동차 한국오픈에 이어 3연속 역전우승에 성공하며 '역전의 여왕'으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5언더파로 파이널라운드를 시작한 김지현은 전반 6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골퍼에게 썩 유리하지 않은 자연 환경에 무리하지 맞서지 않고 안정적으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기다림 속에 결국 기회가 찾아왔다. 7번 홀(파4) 버디로 시동을 건 그는 9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타 줄인 7언더파로 전반을 마쳤다. 선두로 치고나갈 발판을 마련한 김지현은 후반 들어 11,12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9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일단 역전에 성공하자 김지현은 다시 안정적 운영에 들어갔다. 차분하게 이븐파 행진을 벌이며 노보기 라운드로 시즌 첫승을 완성했다.
김지현은 "보기 프리 우승을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캐디 조언 속에 무리하지 않고 넉넉하게 잡고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국 대회 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쇼트게임 등 많은 것을 배웠다"며 "지난 시즌 끝나고 클럽을 바꿨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쓰던(3차례 우승했던) 클럽을 가지고 나왔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웃었다. 김지현은 "올해 목표는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 타이틀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해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 시즌 4승에 대한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며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했던 '슈퍼루키' 최혜진(19·롯데)은 오전조에서 3타를 줄여 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서귀포(제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