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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끊은 김효주, 세계 정상에 올랐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09-15 15:29


김효주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김효주(19)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효주는 15일(한국시각) 프랑스에서 끝난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카리 웹(호주·10언더파 274타)를 1타차로 제쳤다. 18번홀(파4)에서 재역전시키는 4.5m 버디 퍼트가 극적이었다. 우승 상금은 48만7500 달러(약 5억417만원).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김효주는 세계 강호들이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김효주가 LPGA 투어 정식 멤버 가입을 신청하면 5년간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 선수가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신지애(26),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4)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김효주는 당장 내년부터는 미국 무대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우승 직후 김효주는 인터뷰에서 "LPGA에 진출을 할 것이다. 다만 LPGA는 이동거리가 길어 체력소모가 심해서 일단 몸을 만들고 나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김효주는 겨울 동계 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린 뒤 내년 시즌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도전할 예정이다. 김효주는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어렵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김효주의 전성시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김효주는 국가대표 시절부터 한국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부터 각종 국내대회 우승을 휩쓸던 김효주는 17세때 2012년 4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그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생존 경쟁이 치열한 프로 세계에 뛰어든 김효주는 프로 전향 2개월 만에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우승 없이 2013년을 보낸 김효주는 올해 들어 무서운 속도로 질주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운 김효주는 세계랭킹을 20위까지 끌어올린 덕에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효주는 힘을 앞세운 파워 히터라기 보다는 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으로 코스를 정확하게 공략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기본기와 스윙 리듬이 좋아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스윙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경기 도중 보기를 하더라도 다음 홀에서 훌훌 털어버리는 '쿨'한 성격도 멘탈 게임인 골프에서 큰 장점이다.

김효주는 또 프로로 전향하면 연습량을 줄이는 선수들과 달리 하루종일 연습에만 매달리는 연습벌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효주를 지켜본 주위 사람들은 "다른 것은 생각을 안하는 선수 같다. 골프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훈련에 방해가 된다며 올해 초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개인네트워크서비스)를 모두 차단했다. 김효주는 "훈련중에도 SNS 알림음을 들으면 스윙을 중단하고 핸드폰을 찾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아 일절 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 골프만을 생각하고 생활하는 무서운 프로 선수다.

내년 시즌 김효주가 세계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 골프팬들의 마음은 설레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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