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가장 많은 선수들이 진출한 스포츠 종목은 단연 여자 골프다.
외신은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출신 선수들의 영어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올해로 투어 6년차인 최나연(26)은 "언어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어 지금은 혼자서 자동차를 몰고 원하는 곳을 다닌다"며 "하지만 루키 시절에는 맥도날드에 가서 제대로 주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영어 실력이 형편 없었다"고 초년병 시절을 회상했다. 최나연은 캐나다 출신의 그렉 모리슨이라는 개인 영어교사를 채용해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배운 뒤 영어가 유창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소연(24)은 미국 TV 드라마를 많이 시청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그는 "CSI, 가십 걸 등 드라마와 외국 선수들의 영어 인터뷰를 보며 영어를 익혔다"면서 "한국 선수들과도 어색해도 영어로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는 '올해의 선수상' 수상 연설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박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인비는 "(한국선수)모두가 영어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요즘 젊은 후배 선수들은 미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에서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의 영어 소통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되지 않을 정도. 이처럼 한국 선수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은 박세리의 영향이 크다. 초창기 '콩글리시'로 어려움을 겪었던 박세리는 이후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지금은 현지인과의 대화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박세리는 미국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영어를 잘해야 미국 문화에 잘 적응하며 좋은 성적도 낼 수 있다"며 시간이 날때마다 독려했다.
'세리키즈'로 통하는 박인비, 최나연 등은 '롤모델'인 박세리의 말에 귀 기울인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