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진 풍산그룹 회장(53)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후임으로 KPGA 수장을 뽑기 위한 입후보가 8일 완료됐다. 최상호 협회 전 수석 부회장(56)과 한장상 협회 고문(71), 이명하씨(54) 등 3명이 입후보했다.
한장상 고문과 골프계 인사들은 류 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열혈 골프팬이자 양용은이 자주 조언을 구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와도 친한 사이다. 특히 미국 골프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미국 선발팀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 선발팀간의 격년제 골프 팀 대항전)의 한국 유치(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음)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류 회장이 KPGA를 맡을 경우 협회의 선진화, 글로벌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류 회장의 풍부한 재계 네트워크를 통한 대회 수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KPGA 새 회장은 전체 소속 프로(정회원인 투어 프로, 세미프로, 티칭프로 모두 포함) 5100명 중 정회원 1100명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15일 후보 공개 토론회를 갖고, 투표일은 23일이다.
막판까지 의견조율이 안돼 류 회장과 최상호 부회장이 표대결로 간다면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어차피 선거가 과열되면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현 집행부를 대변하는 최상호 부회장과 한장상 고문 등 류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은 대척점에 서 있다. 류 회장이 진흙탕 싸움을 마냥 보고있을 확률은 크지 않다. 류 회장이 마음을 돌릴 경우 양측은 거센 책임공방을 벌이게 된다. 밀고 당기는 막후 협상이 예상된다.
류 회장이 KPGA를 맡으려면 1차적으로 한장상 고문이 투표에서 이긴 뒤 정관 개정을 해야 한다. KPGA는 회원(프로)만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규약이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