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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현장스케치]한화금융 해외파-국내파 기싸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4:41


◇서보미. 사진 제공=KLPGA

"이 정도면 미국에서도 통해요. 깜짝 놀랐어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인 최나연(24·SK텔레콤)의 아버지 최병호씨는 1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장(파72)에서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 출전한 딸과 동반 라운드를 한 이승현(21)을 두고 한 말이다. 최씨는 "쇼트게임 뿐만 아니라 흔들림이 없다. 기량이 좋은 국내선수들이 매우 많다"라고 말했다.

한화금융 클래식은 본의 아니게 '해외파 VS 국내파'의 힘겨루기가 무대가 됐다. 한화 금융 클래식은 총상금이 10억원(우승상금 2억원)으로 국내 여자대회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주에는 LPGA 투어 대회가 없다. 최나연 뿐만 아니라 신지애(23·미래에셋), 박세리(34), 이선화(25), 안시현(27) 등이 태안을 찾았다.

이에 맞서 국내에서도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US여자오픈 우승자인 유소연(21·한화)과 상금랭킹 1위인 심현화(22·요진건설), 지난주 LIG손해보험 클래식에서 우승한 문현희(28·발트하임) 등 강자들이 전부 나왔다.

국내를 평정한 뒤 더 큰 무대로 나간 해외파 선수들이지만 이날 만은 오히려 국내파 선수들에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서보미(30)가 5언더파로 선두, 김다나(22)가 4언더파로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했다.

최나연, 신지애는 시차적응과 코스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갤러리는 역시 마지막 3개로조로 출발한 신지애, 최나연, 박세리 조로 몰렸다. 신지애는 정연주, 임지나와 동반 라운드를 했고, 박세리는 심현화, 유소연과 샷대결을 했다. 국내 여자 대회 첫날 갤러리로는 상당히 많은 천여명이 코스를 찾았다. 이중 3분의 2는 이들 3개조를 따라 다녔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갤러리를 괴롭혔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여자골프 빅스타들이 반갑기만한 표정이었다.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1번홀(파4)에서 박세리의 티샷은 왼쪽으로 감겨 돌밭에 떨어졌다. 위험지역이라 일단 잠정구를 쳤다. 박세리는 볼이 떨어진 지점을 수색했지만 결국 볼을 발견하지 못하고 잠정구를 치기 위해 이동했다. 이때 한 갤러리가 볼을 찾아 페어웨이에 볼을 던졌다. 규정대로라면 갤러리가 찾은 볼은 원래 있던 자리에 놓은 뒤 치면 된다. 잠시 뒤 경기위원장이 코스로 이동해 볼을 찾은 갤러리가 누군지 수소문했으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끝내 누가 볼을 찾아서 페어웨이 쪽으로 던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로스트볼 처리가 됐다. 볼을 찾고, 경기위원을 부르는 등 소동이 일면서 경기는 20분 정도 지연됐다.

결국 박세리는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한 뒤 전반 9개홀에서 무려 9오버파를 치며 무너졌다. 태안=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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