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5연속 메이저 무관 미국, 디오픈서 역습 가능할까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14 15:30


◇브리티시오픈 첫날 한조에서 경기해 주목받고 있는 리키 파울러(미국·왼쪽부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어니 엘스(남아공). 미국의 파울러는 유럽의 선두주자 매킬로이의 대항마로 꼽혔으나 최근 퍼팅 난조로 주춤하다. 사진출처=PGA 투어 홈페이지 캡처

미국 남자골프는 타이거 우즈의 추락과 함께 침체기를 겪고 있다. 세계 골프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은 땅에 떨어졌다. 미국 골프계는 시즌 중반 잉글랜드 출신의 리 웨스트우드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자 '메이저 대회 한번 우승한 적이 없는 선수를 1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세계골프계의 권력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반발한 것이다. 미국 골프의 상실감을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특히나 메이저 대회만 열리면 할 말이 없어지는 미국 골프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근 5개 메이저 대회에서 한 명의 우승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자는 지난해 4월 열린 마스터스 때의 필 미켈슨(미국)이었다. 우즈라는 중심축이 빠지자 곤두박질친 형국이다. 미켈슨 이후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US오픈, 루이스 우스투이젠(남아공)이 브리티시오픈, 마르틴 케이머가 PGA 챔피언십 등 비 미국세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칼 슈워첼(남아공)이 마스터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세를 제치고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1994년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그해 하나의 메이저 우승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1934년 마스터스가 개최된 이래 처음 일어난 재앙이었다. 그해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어니 엘스(남아공), 닉 팔도(짐바브웨)에게 메이저 타이틀을 싹쓸이당했다. 올해 '2차 재앙'이 엄습하고 있다.

14일(한국시각) 개막한 제140회 브리티시오픈에서 미국의 반전, 역습은 가능할까.

현재까지는 '아니올시다' 분위기다. 우승 후보로 온통 유럽 선수들만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US오픈 우승자인 매킬로이를 비롯해 현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웨스트우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래도 22세의 순수 청년 매킬로이는 미국 선수들에게 동정표를 전했다. 그는 "미국 골프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니다"며 "(최근 미국의 부진은) 일종의 사이클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내년이나 2년 뒤 쯤에는 '왜 유럽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못하지'라는 말을 할 것이다"고 했다. 언뜻 응원의 한 마디처럼 들리지만 잘 들여보면 '미국 선수들은 올해 메이저 대회 우승은 못할 것이다'라는 예상이 깔려 있다. 매킬로이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미국의 희망은 44세의 노장 스티브 스트리커다. 미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5위에 올라있고, 지난 11일 끝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내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간의 골프대항전)에서 미국의 주장을 맡은 데이비드 러브 3세는 "스트리커의 플레이를 보면 매주 우승할 것 같다"면서 "미국 선수들은 늦지 않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것이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하지만 스트리커는 1993년부터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톱10에 10차례 들었지만 우승은 한번도 없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