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에도 인정받는 재계약, 이청용이 꿈꾸는 해피엔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1-31 06:30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JA더리조트-JA레이크뷰호텔(두바이, UAE)/ 2025 K리그 동계 전지훈련/ K리그1/ 울산HDFC/ 울산 이청용/ 인터뷰/ 사진 곽동혁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JA슈팅클럽(두바이, UAE)/ 2025 K리그 동계 전지훈련/ K리그1/ 울산HDFC/ 울산 이청용/ 사진 곽동혁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JA슈팅클럽(두바이, UAE)/ 2025 K리그 동계 전지훈련/ K리그1/ 울산HDFC/ 울산 이청용/ 사진 곽동혁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시계가 거꾸로 간다." 새 시즌을 준비 중인 1988년생, 37세 '축구도사' 이청용(울산)을 향한 평가다. 지난해 출발이 더뎠다.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있었다.

그래도 이청용은 이청용이었다. 끝은 화려했다. 그는 11월 1일 강원FC전(2대1 승)에서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확정짓는 주민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이름값을 했다.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11월 23일 리그 최종전에선 박주영의 믿기지 않는 '은퇴골'을 도왔다. 울산은 새해가 열리자 최고참인 이청용과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11년 간의 유럽 선수 생활을 마치고 2020년 울산에 둥지를 튼 그는 2025년에도 동행을 이어간다.

세월도 잊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치른 전지훈련에선 빠른 페이스로 맨 앞에서 팀을 이끌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이청용을 '팀의 고문'이라며 웃을 뿐이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주민규 김기희 이명재 임종은 김지현 김민준 윤일록 등이 떠났다. 허율 이희균 서명관 이진현 강상우 윤종규 등이 새롭게 가세했다. 이청용은 "시즌이 끝날 때마다 변화가 조금씩 있었는데, 올해는 특히 더 그렇다. 새로운 선수가 많고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서로 서먹서먹한 것을 없애는데 중점을 뒀다. 선수들끼리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전술적으로나 선수들 간 더 친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JA더리조트-JA레이크뷰호텔(두바이, UAE)/ 2025 K리그 동계 전지훈련/ K리그1/ 울산HDFC/ 울산 이청용/ 인터뷰/ 사진 곽동혁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울산종합운동장/ K리그1/ 울산HDFC vs 강원FC/ 울산 주민규 득점, 이청용 도움/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이청용은 2022년 17년 만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주장으로 맹활약했고, 최고 영예인 MVP(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 해 그는 35경기에 출전해 3골-2도움을 기록했다. 2연패를 달성한 2023년에는 34경기에서 1골-2도옴, 지난해에는 23경기에서 4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김영권(35)이 새 주장으로 선임됐다. 이청용은 "영권이가 울산에서 4년째다. 이전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다. 주장 완장을 차는 건 처음일 텐데 앞서 주장 못지않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며 "현재까지 지켜본 영권이의 모습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팀원으로서 고맙고 많은 후배들이 잘 따른다. 나는 그저 뒤에서 힘을 실어주고 영권이를 중심으로 팀이 더 힘을 받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웃었다.

새롭게 수혈된 신입 선수들에 대해선 "가진 기량들이 좋고, 인정받았던 선수들이 우리팀에 왔다. 우리는 리그 3연패를 했다. 중요한 건 그 선수들이 이번 시즌 4연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칫 그런 부담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즌이 될 것 같다. 초반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한 시즌 판도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일단 시작을 잘해야 한다. 감독님도 계획이 있으실 거다.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와 어리고 젊은 선수들이 들어가서 감독님 주문을 빨리 이해하고 운동장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모습들이 시즌에 좋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수원FC/ 울산 아타루 득점, 박주영 도움, 이청용/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슬프지만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거꾸로 가는 시계' 37살…
축구회관/ 제주유나이티드/ 구자철 / 은퇴 기자회견/ 사진 이완복
선수로선 '황혼'이다. '절친'인 구자철이 최근 먼저 선수 은퇴했다. 그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이청용은 "내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보다는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 시즌, 한 시즌이 나에게 특별하고 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잉코치였던 박주영은 울산에서 정식코치로 선임돼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이청용은 "슬픈데 맞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박주영 코치님은 은퇴가 거의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구)자철이는 뭔가 다른 장면으로 은퇴를 했다. 이제 나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후회없이 마지막에 부상 없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가지 정도 욕심을 내본다면 팀 성적이 굉장히 나한테 중요할 것 같다. 똑같이 열심히 하고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시즌과 그렇지 않았던 시즌은 마지막에 느끼는 바가 다르다. 팀의 모든 구성원이 웃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인 만큼 좋은 모습으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뛰어나 축구 지능은 세월이 흘러 더 완숙미가 느껴진다. 이청용의 머릿속은 '해피엔딩'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de:04oY
device:MOB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