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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8 11:48


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
사진출처=토트넘 SNS

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
AFP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길고 길었던 사가가 마침내 마무리됐다. 결론은 예상대로 1년 연장이었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2026년 여름까지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게 돼 기쁘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2021년 7월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올 여름까지였다. 당시 1년 연장 옵션을 삽입했는데, 토트넘이 이를 실행하며,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손흥민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나는 이 클럽과 이곳에서 보낸 시간들을 사랑한다. 거의 10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1년 더 계약을 연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의 거취는 한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주목받는 '뜨거운 감자'였다. 손흥민의 재계약 이야기는 2023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시작됐다. 당초만 하더라도 토트넘은 손흥민에 장기 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였다. 대다수의 언론이 그렇게 전망했다. 손흥민 역시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여러차례 과시한만큼, 무난히 재계약이 이루어질 전망이었다.


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
사진캡처=토트넘 SNS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없는 토트넘의 '진행형 전설'이다. 2015년 여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토트넘 역대 출전 11위인 431경기에 출전해, 구단 역사상 네번째로 많은 169골을 넣었다. 토트넘 역사상 가장 많은 도움(68개)을 올린 선수가 됐다. 2016~20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21~2022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까지 거머 쥐었다. 2019년 4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득점하며 현 토트넘의 홈구장인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1호골을 기록했는가 하면, 2023년 여름부터는 아시안 최초로 토트넘 주장이 된, 말그대로 토트넘의 역사 그 자체다.

하지만 기류가 바뀌었다. 토트넘이 차일피일 재계약을 미뤘다. 토트넘이 미온적으로 나오자,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지속적으로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팬포럼에서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고 밝혔다.


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
REUTERS 연합뉴스
그럼에도 성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팬, 전문가들이 여전한 기량을 가진 손흥민의 재계약을 촉구했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갔다. 최근 손흥민이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기량적으로 조금씩 하락세를 보인다며, 재계약에 신중해야 한다는 영국발 보도가 이어졌다. 토트넘의 소극적 태도에 손흥민이 실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손흥민이 FA(자유계약)으로 풀릴 수 있다는 소식에 빅클럽들이 움직였다. 세계 최고의 클럽을 상징하는 '레바뮌'이 모두 움직였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에 러브콜을 보냈다. 바르셀로나는 꽤 적극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파리생제르맹, 맨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등도 관심을 보였다. 여전히 경쟁력 있는 기량을 갖춘데다, 상업적 가치가 충분한, 게다가 이적료가 들지 않는 손흥민은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었다.


결국 결론은 1년 연장 옵션 발동, '33세' 손흥민에게 그리 좋은 사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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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을 공짜로 보내길 원치 않았다. 뒤늦게 1년 연장 옵션을 발표했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실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일찌감치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11월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 활성화에 나섰다'고 전한 바 있다. 토트넘은 일단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통해 손흥민을 묶어둔 뒤 다음 행보를 고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번 옵션 실행으로 손흥민은 손발이 묶였다. 빅클럽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FA' 신분일때 이야기다. 33세 손흥민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할 팀은 많지 않다. 토트넘의 레전드로 길은 더욱 명확해졌지만, 손흥민 입장에서는 독이 될수도 있다. 1년 연장 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될 경우, 자칫 이도저도 못가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안정된 미래를 보장 받아야 하는 지금, 손흥민은 가장 불안한 상황이 된 셈이다. 결국 토트넘이 내년까지 얼마나 진정성 있는 재계약을 하느냐가 손흥민의 남은 커리어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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