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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흥민(33)의 '탈트넘 플랜'은 결국 1년 뒤로 미뤄지게 됐다.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토트넘 홋스퍼 구단이 결국 손흥민에 대한 계약연장 옵션을 활성화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초에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갈라타사라이 등 유럽 전역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은 'FA(자유계약) 신분의 손흥민'을 기대하고 있었다. EPL 득점왕 경력을 지닌 특급 윙어 손흥민을 이적료 부담없이 데려갈 수 있다는 건 커다란 메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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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 헌신하며 간판스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계약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원래는 2025년 6월까지였다. 때문에 2023~2024시즌이 끝난 뒤 지난해 여름 무렵부터 영국 현지 매체로부터 '토트넘이 손흥민과 계약을 연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토트넘은 움직이지 않았다. 2024~2025시즌이 개막하고, 2024년이 다 지나도록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다는 점 때문에 장기계약을 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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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토트넘은 이에 대한 공식 발표를 계속 미뤘다. 심지어 해를 넘기는 바람에 '보스만룰'이 발동되는 1월 1일 시점에 손흥민이 FA자격을 얻게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실제로 1월 1일 이후 손흥민에 대한 다른 구단들의 구체적인 관심이 커졌다. 토트넘이 옵션 사용에 관해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마치 손흥민이 FA가 된 것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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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트넘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일단 손흥민에 대한 다른 구단, 특히 바르셀로나의 관심은 확인했다. 이적료가 없는 손흥민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다.
대신에 이적료가 붙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토트넘은 일단 손흥민을 1년 더 묶어둠으로써 시간을 벌었다. 이를 토대로 손흥민의 활약도를 따져 재계약을 논의해도 되고, 아니면 이적료를 받고 팔아버려도 된다. 지금까지 토트넘의 태도를 보면 재계약 보다는 이적료를 받고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 구단은 옵션 활성화를 발표하며 "손흥민과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며 "32세 쏘니는 2015년 8월에 클럽에 합류하였고, 우리와 함께한 시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으며, 토트넘 홋스퍼의 위대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위대한 선수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 토트넘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익만 따지고 있다. 손흥민은 묶인 신세일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