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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집행부에서는 축구인이 할 일이 별로 없다. 분명히 없다"고 꼬집은 허 전 감독은 "전문가들은 모두 소외된 상황에서 엉뚱한 행정을 펼친다면 어떻게 축구가 발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몽규 회장과 집행부가 독선적이라고 정의하는 한편, 지난 12년 동안 이어진 정몽규 체제를 두고 "고인 물은 썩는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허 전 감독은 "협회에서는 모든 일이 시스템에 따르지 않고, 개인이나 임원의 독선과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뤄진다. 대표팀 감독 선임도, 사면 사태도 독선적인 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인 물은 썩는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의 재임 기간 협회가 크게 발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젠 변화할 때다. 좀 더 강한 대한민국 축구, 사랑받는 한국 축구가 되기 위해 플랫폼 시스템을 통한 구체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공약을 드러냈다.
이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와 기술발전위원회 등 시스템이 다 마련됐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잘못 운영된 것"이라고 올해 한국 축구가 겪은 위기의 원인을 설명하고 '투명, 공정, 동행, 균형, 육성'을 골자로 한 시스템 행정을 약속했다.
4선 행보를 본격화한 정몽규 회장을 향해 "그만하시라"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허 전 감독은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4선에 나선 정 회장이) 나도 의문스럽다. 한국 축구는 점점 퇴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많이 하셨는데, 언제까지 회장을 할 생각인지 한번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조력자에게도 "양심이 있다면 국민과 축구 팬을 위해 이젠 그만두길 바란다. 그게 축구 팬에 대한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2013∼2014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재임 당시를 떠올린 허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답답했다고 회고했다.
허 전 감독은 "회의한다든가, 안건을 두고 얘기할 때 의사결정이 상당히 어렵다. 의사결정이 잘 안된다"고 전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의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야 한다. 정 회장은 능력이 없고, 국민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는 비판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허 전 감독은 "그러니까 내가 (회장 선거에) 나오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정몽규 회장에게 작심 발언을 한 허 전 감독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는 말을 아꼈다.
허 전 감독은 "(홍 감독 선임은) 현 집행부가 결정했고,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나는 후보자 입장이고 이 문제에 대해 내가 언급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중요한 시기고, 홍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는 입장이다. 여기서 내가 '안된다. 바꿔야 한다. 그냥 가야 한다. 절차를 다시 해야 한다' 등을 말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허 전 감독은 "선거가 끝나고 만약 내가 책임지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 가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사상 첫 원정 16강 역사를 썼던 허 전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시간이었지만 지금도 8강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대회"라며 "앞으로 한국은 원정 8강, 4강을 목표로 땀 흘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에 대해서는 "축구 해설을 비롯해 축구계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신 훌륭하신 분"이라고 짧게 평했다.
soruh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