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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원이라도 '나랏돈'을 쓴다면 국회의 투명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KFA를 호출했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24일 현안 질의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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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상황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어 더 걱정스럽다. '혹세무민'하는 일부 유튜버와 '철지난' 에이전트의 '아무말 대잔치'가 마치 사실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의 '명예훼손'은 법적 대응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상식을 넘어선 지 오래다. '팩트'를 이야기해도 마녀사냥에 내몰리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이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 2월 하차한 후 약 5개월 만에 홍 감독이 선임됐다. 처음부터 홍 감독으로 방향이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은 당시 전강위를 이끌던 정해성 위원장과의 면담조차 거부했다. 캐나다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제시 마치 감독과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이 1, 2순위였다. 그러나 두 사령탑 모두 협상 과정에서 결렬됐다. 마치 감독은 세금 문제, 카사스 감독은 이라크축구협회와의 계약해지를 KFA에 떠넘겨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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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KFA는 감독 선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남은 전강위원들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정 위원장의 전권을 위임받는 데 동의했다. 이 이사는 바그너와 포옛 감독을 면담한 후 돌아와 홍 감독을 낙점했다. 줄곧 고사했던 홍 감독은 KFA의 새 '기술 철학'에 설득당했다. 2033년까지 세계 '톱10', 안정적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꿈'을 함께 실현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발표 과정에선 아쉬움은 있다. 아무리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전강위원들에게는 홍 감독의 선임 사실을 먼저 공지했어야 했다. '비밀 유지'를 위한 고육지책이란 해명은 납득이 안 된다. 그랬다면 '박주호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다. 박주호 전강위원이 왜 그렇게 발끈했는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결국 부풀린 '거짓 의혹'은 또 다른 의혹을 낳았고, 눈덩이처럼 불거져 국회까지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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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스포츠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 A대표팀은 찢어져서는 안된다. 국회의 문제 제기는 자료와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 정 회장과 홍 감독이 마음에 안 든다고 아무런 증거없이 '망신주기'식, '보여주기'식의 일방적인 매도를 해선 안된다. 그러면 또 다른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신경써줘야 할 부분은 많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이미 그라운드 컨디션이 원정경기가 더 낫다고 지적할 정도로 국내 경기장의 잔디는 최악이다. 잔디는 시도지자체의 시설공단이 대부분 관리하고 있다. 이상 기후 '탓'으로 돌리지만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일본은 이 정도는 아니다. 문체위의 이성적인 현안 질의를 기대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