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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돈 대신 낭만을 택했다.
페레스는 '전통명가' 데포르티보 유스 출신이 아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프로 데뷔했다. 하지만 라 코루냐 출신인 페레스는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를 친정팀처럼 여겨왔다. PAOK(그리스) 소속이던 2014~2015시즌 임대로 데포르티보에 처음 합류한 페레스는 시즌 후 데포르티보로 완전이적했다.
"데포르티보 인근 마을에서 뛰놀던 네 살짜리 소년이 (축구선수의)꿈을 꿨다. 이제 결정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 나는 스타가 아니다. 나는 모넬로스(그가 자란 코루냐 동네)에서 온, 여러분과 같은 루카스다. 나는 데포르티보를 돕기 위해 왔다. 돈은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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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웨스트햄,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엘체, 카디스 등을 거친 페레스는 은퇴를 앞둔 커리어 말년에 데포르티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당시 데포르티보는 스페인 3부리그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1999~2000시즌 라리가 챔피언의 몰락이었다.
2017~2018시즌 페레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세군다(2부)로 강등된 데포르티보는 2019~2020시즌 세군다 19위를 기록하며 프리메라 페데라시온(3부)으로 내려앉았다. 1979~1980시즌 이후 40년만의 3부 강등이었다. 페레스가 시즌 도중에 합류한 2022~2023시즌 3부 4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승격에 실패한 데포르티보는 올 시즌 3부 북부리그 36경기에서 단 4패에 그치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어느덧 36세 베테랑이 된 왼발잡이 공격수 페레스는 올 시즌 팀내 최다이자 전체 3위인 12골 17도움을 폭발하며 팀의 2부 승격을 도왔다. 승격을 확정한 13일 바르셀로나 애슬레틱과 36라운드에서 후반 12분 절묘한 왼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승격을 확정지은 후 페레스는 "나는 이 팀을 도우러 왔다. 데포르티보와 함께 프로(1~2부)에 복귀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완벽한 서사다. 이런 낭만는 또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