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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절체절명의 북런던더비를 지배한 건 원샷원킬의 세트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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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은 올 시즌에 리그에서 세트피스로만 16골을 넣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양말을 정리하는 비밀신호로 세트피스 작전을 전달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스널의 세트피스 신공 뒤에는 '데드볼 구루'로 회자되는 니콜라스 조버 코치가 있다. 2004년 이후 20년 만의 우승 도전에 있어 조버 코치의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당시 조버 코치 영입에 대해 "우리 팀에 최고의 솔루션이 뭔지를 찾아보고 있던 상황에서 내가 아는 분이 시장에 나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버 코치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조버이고 나는 맨시티에서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버 코치 영입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번째로 적은 세트피스 득점을 기록한 아스널이 다음 시즌 첫 3개월 새 데드볼 상황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으로 변모했다.
조버 코치는 맨시티로 가기 전인 2016~2019년 브렌트포드에서 딘 스미스 감독과 함께 했고 2009~2016년 조국 몽펠리에에서 영상분석관으로 일한 바 있다. 2013년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 분석관으로 짧게 일한 적도 있다.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조버가 캐나다 퀘벡 셰르부르크대학 시절부터 연마한 세트피스 전술을 전수받고자 자신의 스태프 중 한 명을 브렌트포드훈련장에 보낸 일도 있다. 당시 조버 코치의 전술은 미식축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올시즌 아스널이 기록한 85골 중 16골, 무려 18.8%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BBC 스포츠는 이날 토트넘의 패배 후 '아스널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세트피스로만 16골을 기록했다'면서 '토트넘은 마치 올 시즌 아스널이 세트피스에서 얼마나 강한지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아스널의 올 시즌 세트피스 16골은 리그 최다 기록이며 2016~2017시즌 토니 풀리스 감독이 이끌던 웨스트브롬위치 이후 단일 시즌 한 팀이 기록한 최다 기록'이라고 명시했다.
새벽 6시에 연구실에 출근해 종일 영상을 연구하는 '학자' 조버 코치의 머리에서 나온 아스널의 신박한 세트피스 장면은 인상적이다. 아스널이 맨유전 후반 기록한 데클란 라이스의 골은 영리한 블로킹 계획에서 비롯됐고 에버턴전에서 보여준 짧은 코너킥에 이은 골은 상대 수비를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했다. 토트넘전에서 보여준 니어포스트에 바짝 붙이는 크로스와 선수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알고도 못막는 전술이 됐다.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해 말 조버 코치가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스널이 데드볼 상황에서 보여준 뛰어난 능력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백지수표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며 조버 코치를 향한 절대적 신뢰를 표한 바 있다. .
이날 아쉬운 패배 후 '캡틴' 손흥민은 "이런 경기에서 세트피스로 2골을 내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마지막까지 쫓아가는 분명히 긍정적인 모습도 보여줬지만. 그런 긍정적인 모습들이 보여진 것 때문에 전반전 저희들의 실수를 잊어버리면 안 될 것 같다. 이런 중요한 경기를 하면서 쉽게 골을 헌납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세트피스 같은 경우엔 개인적인 잘못보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 책임을 지고 조금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