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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떠나는 '미친 왼발' 이동경(27)이 울산 HD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을 선물했다.
이동경은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전반 20분 천금 결승골을 터트리며 울산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울산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해도 결승에 진출한다. 울산과 요코하마의 4강 2차전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24일 열린다. 이번 시즌 ACL에는 4개팀만 살아남았다. 동아시아의 울산과 요코하마, 서아시아의 알아인(아랍에미리트), 알힐랄이다. 동, 서아시아의 지존이 결승에서 충돌한다.
이동경은 "승리가 필요한 4강전 중요한 홈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와 기쁘게 생각한다. 클럽 월드컵 진출권을 가져와 기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클럽 월드컵에 함께하지 못한다. 이동경은 29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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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절정의 폼'이다. 그는 K리그에서 올 시즌 첫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이동경은 지난달 4경기에서 4골-2도움을 기록,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그는 이번 달에도 2골-2도움을 추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친 왼발'은 ACL에도 폭발했다. 이동경은 전반 20분 골망을 흔들었다. 이명재가 크로스한 볼을 주민규가 잡아 내줬고, 이동경이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그는 "스스로 작년에 많이 실망했다. 군 입대 전 팀에 도움이 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준비를 착실히 했다. 애를 낳게 되면서 동기부여를 얻어 더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동경은 울산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성골'이다. 현대중과 현대고에서 프로의 꿈을 키웠고, 최고의 기대주였다. 2018년 K리그에 데뷔한 그는 2021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고, K리그1에서 28경기에 출전해 6골-3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경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2022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샬케04로 임대됐다.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여정이었다. 하지만 유럽 무대는 아픔이었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발등뼈 골절로 발목이 잡혔다. 샬케04에선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완전 이적에 실패했다. 2022년 9월 한자 로스토크로 재임대된 그는 반전을 꿈꿨지만 선발 2경기, 교체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동경은 지난해 7월 울산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몸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K리그1에서 9경기에 출전, 2골-1도움에 그쳤다.
지난 겨울 독을 품었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5kg을 감량, 몸놀림부터 가벼워졌고, 본색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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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은 지난달 19일 사랑스런 딸을 만났다. '축복이'(태명)가 세상에 나왔다. 그는 울산에서 잠시 문을 닫아야 한다. 홍 감독은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뛸지 얘기를 한 것은 없지만 일본 경기는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봄'이다. 이동경의 2024년 봄은 찬란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