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상대 안방 첫승'김은중의 품격"매경기 전쟁,질책은 감독몫...최선 다한 선수들 비난말아달라"[K리그1 현장 일문일답]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한경기 한경기 전쟁, 질책은 감독에게, 선수들 비난 말아달라."

'K리그 레전드'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14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승리 직후 홈 첫승의 기쁨과 함께 선수,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 감독의 수원은 이날 후반 5분 이재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대전 하나시티즌을 1대0으로 꺾고 7경기만에 안방 첫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홈팬들이 응원을 잘해주셔서 선수들이 힘든 가운데 이겨냈다. 홈경기 올시즌 첫승인데 늦은 감이 있지만 승리를 계기로 홈에서는 많이 이기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늘 날씨가 더워져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선수들의 끝까지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서 힘든 가운데 한골을 지켜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대전에서 프로 생활의 시작과 끝을 경험한 '대전 레전드' 김 감독이 이날 친정 대전을 꺾고 홈 첫승을 기록한 후 대전 원정 서포터석은 침울했다. 올 시즌 단 1승에 그친 경기력에 팬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원정석 앞에 선 대전 선수단을 향한 질책이 쏟아졌다. 이 장면을 언급하자 김 감독은 "승부의 세계에서 냉정한 부분이다. 한경기 한경기 현장 있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다"고 입을 열었다. "그래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서포터분들의 힘이 있어서 선수들은 열심히 뛴다"며 프로의 존재이유, 팬들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경기 졌을 때 비난도 질책도 우리 지도자, 감독에게 해주시면 될 것같다. 선수들한테는 절대 그런 안좋은 부분을 안하셨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이 상처 받을 수 있다"며 선수들을 감쌌다. "선수들도 한경기 한경기 전쟁이다. 경기장에 나가서 매번 최선을 다하는데 매번 이길 수도 없다.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 팬들도 우리를 응원하시지만, 우리도 팬들의 힘이 있어서 운동장에서 뛸 수 있다. 한팀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에 친정팀을 만나서 마음이 교차한다. 대전도 워낙 좋은 스쿼드를 갖고 있어서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한 후 "저는 지금 수원 감독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만 집중하는 게 맞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수원 선수들은 "김은중 감독님이 저희를 늘 존중해주신다. 존중해주시는 만큼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이날 김은중 감독의 품격 있는 대답은 왜 선수들이 좋은 선배이자 스승인 김 감독을 위해 '머리를 박고' 있는 힘껏 뛰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수은주가 28도까지 치솟은 여름날 같은 이날도 김태한, 이재원, 이준석, 안데르손 등 선수들은 다리에 쥐가 날 만큼 휘슬이 울릴 때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으로 1골을 지켜냈다. 아래는 김은중 감독의 승리 후 기자회견 전문이다.
수원=전영지 기자 [e-mail]

-경기 총평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홈팬들이 찾아주셔서 응원 잘해주셔서 선수들이 힘든 가운데 이겨냈다. 홈경기 올시즌 첫승인데 늦은 감이 있지만 승리를 계기로 홈에서는 많이 이기도록 잘 준비하겠다. 오늘 날씨가 더워지다보니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끝까지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서 힘든 가운데 한골을 지켜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한다.

-오늘 경기력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반에는 우리가 하려는 부분이 잘 안됐다. 그러면서 빠른 교체로 후반을 준비했다. 대전이 워낙 공격전환, 트랜지션 속도가 좋아 수비에 안정감 갖고 가면서 대전의 허점 노리려 준비한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울산전에서 득점 못한 부분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선제득점했고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우리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승우를 후반에 못넣었는데 수비전술에 치중한 탓인지.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팀이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후반 상대가 거세게 나오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이용 선수의 (아킬레스건) 부상과 김태한 선수의 다리 경련으로 인해 교체카드를 수비쪽으로밖에 쓸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가 그부분에 이어 잘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

-안데르손 선수가 두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늘 안데르손, 몬레알 선수 활약을 평가하신다면.

개인 선수에 대한 평가는 자제하고 싶다. 외국인선수들은 이방인으로서 해외 생활 하는 게 힘들다. 이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팀에 녹아들 수 있고 생활하는데 안정감 줄 수 있는지를 살피고 감독으로서 노력하고 있다. 본인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 친정팀인 대전을 상대로 승리하셨는데 대전 선수단이 경기 후 서포터와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1라운드 로빈도 다 돌지 않은 상황에서 각 구단마다 어려운 모습이 나오는데 남의 일같지 않다. 프로 감독으로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승부의 세계에서 냉정한 부분이다. 한경기 한경기 현장 있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다. 그래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서포터분들의 힘이 있어서 선수들은 열심히 뛴다. 경기 졌을 때 비난도 질책도 우리 지도자, 감독에게 해주시면 될 것같다. 선수들한테는 절대 그런 안좋은 부분을 안하셨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이 상처 받을 수 있다. 선수들도 한경기 한경기 전쟁이다. 경기장에 나가서 매번 최선을 다하는데 매번 이길 수도 없다.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 팬들도 우리를 응원하시지만, 우리도 팬들의 힘이 있어서 운동장에서 뛸 수 있다. 한팀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어려운 시기에 친정팀을 만나서 마음이 교차한다. 대전도 워낙 좋은 스쿼드를 갖고 있어서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 수원 감독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만 집중하는 게 맞다.

-이재원이 3년 9개월만에 골맛을 봤는데 평가해주신다면.

울산전에서 좋은 찬스가 있었고. 추격할 수 있는 부분에서 결정적인 1대1 찬스를 못 넣은 것이 있었는데 재원이가 팀에 미안해 했다. 저도 못넣은 것에 대해선 일절 이야기는 안했고 미드필더도 득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미드필더가 나갔겠나. 공격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재원이의 골이 긍정적인 팀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

-FA컵 이후 또다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김학범 감독과의 제주전이 준비돼 있던데.

처음에 일정표를 받고 연맹에서 일부러 짜놓은 줄 알았다. 이 또한 K리그가 흥행하는데 좋은 이슈가 됐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어필하면서 이슈를 만들면 좋겠다. 올 시즌 K리그에 많은 관중이 오시는데 최대한 좋은 경기를 하는 게 첫번째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