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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왜 멀쩡히 잘 뛰는 선수를 일찌감치 교체한 걸까. 감독의 안일한 교체술이 패배를 불렀다는 반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강인의 교체를 예상했지만, 당당히 선발로 나선 이강인은 왜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중요한 경기에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팀내 최다인 3개의 기회 창출, 무려 94%의 패스 성공률, 2개의 슛을 기록할 정도로 유럽 최강팀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특장점인 볼 소유와 패스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6분 전매특허인 가운데로 접고 왼발로 감아차는 슛은 골키퍼에 막혔지만, 자신감이 돋보였다. 이강인의 컨디션 상태를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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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하프타임에 교체된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특히 좋은 호흡을 보였다. 후반 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전방을 향해 달려가는 바르콜라를 향해 감각적인 왼발 아웃프런트 패스를 찌르며 단숨에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바르콜라가 박스 안에서 때린 슛은 골대 상단을 때렸다.
후반 11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루이스가 박스 밖에서 왼발 슛을 때렸지만 상대에게 막혔다.
후반 15분엔 상대 우측 지점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다 상대와 부딪혀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그 장면 직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렸다. 16분 이강인을 빼고 신성 미드필더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한 것. 이강인이 후반에 들어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는 같은 시각 라미네 야말과 세르지 로베르토를 빼고 주앙 펠릭스와 페드리를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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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엔리케 감독이 부랴부랴 곤살로 하무스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끝내 재추격에 실패했다. 점유율 59%, 18개의 슛을 쏘는 등 홈 이점을 앞세워 더 유리한 경기를 하고도 첫 판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을 안고 17일 바르셀로나 원정경기를 치르게 됐다.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는 이강인에게 평점 6.7점을 매겼다. 득점자인 비티냐(7.9점, 팀내 최고) 보단 낮았지만, 이날 90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음단장' 음바페(6.5점) 보다 높았다. 엔리케 감독은 "우리는 하프타임에 플랜을 바꿔 두 골을 넣었다. 하지만 바르사가 이후 계속해서 좋은 플레이를 이어갔다. 강한 순간, 약한 순간도 있었다. 결과는 우리에게 좋지 않았다"며 "다음 경기까지 6일의 시간이 있다. 준결승 진출은 작은 디테일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날 부진한 음바페에 대해선 "특정 선수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인 나에게 있다. 나는 이 스쿼드가 승리를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감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