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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은 에이스 손흥민에 심플한 주문을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클린스만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그는 '소니가 이번 대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정상적 과정이다. 그는 특별한 관심을 받는다. 공을 잡으면 2~3명이 그를 막아설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상대로부터 당연히 집중견제가 들어온다'며 '하지만 소니는 그걸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공간을 찾아야 하며, 그렇게 한다. 토너먼트 기간 동안 더 많은 골을 넣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마디로 손흥민 스스로가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팀 시스템의 변화 혹은 팀 시스템의 지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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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다른 반응이다. 요르단은 한국보다 확실히 한 단계 떨어지는 팀이다. 때문에 무승부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경기력 자체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무채색의 팀 컬러와 전술, 그리고 용병술에서 매끄럽지 않은 모습이 가득했다. 즉, 사령탑이라면,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고,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팀 핵심들에게 어떤 부분을 요구해야 하는 지 구체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평가는 '추상' 그 자체였다.때문에 국내 팬 사이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해줘 축구'라는 비아냥 섞인 말들이 돌아다닌다.
그는 이미 수 차례 이런 모습을 보였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였지만, 지도자 생활은 극과 극 평가였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견인했고, 미국 대표팀에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으로 이끌었다.
2008년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처절한 실패를 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은 추상적 사기 진작의 말만 있었다'고 했다. 해르타 베를린 사령탑 시절에도 비판 일색이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근무 태만 논란'이 일어났고, K리그에 대한 정확한 관찰도 없었다. 결국 해외파 선수 중 '쓰는 선수만 쓴다'는 비판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조규성의 부진으로 원톱 스트라이커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여기에 대한 플랜 B는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 최강의 스쿼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PSG의 이강인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유럽파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하지만, 경기력은 스쿼드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말레이시아전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집중 견제에 대해 어려움을 얘기했지만, 구체적인 시스템의 지원이나, 돌파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손흥민의 클래스를 얘기하면서 극복해야 한다는 '추상적'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16강 진출 확률은 상당히 높다. 단, 클린스만 감독의 추상적 '해줘 축구'는 상당히 우려스럽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