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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배는 안 된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09-07 12:10 | 최종수정 2023-09-07 12:27


'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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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부터 10까지 다 졌다. 스코어의 문제가 아니다. 전술부터 실행력까지 그야말로 완패한 '황선홍호'의 얘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22세 이하)은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4년 파리올림픽 1차 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 0대2로 고개를 숙였다.

파리로 가는 위대한 첫 걸음이었다. 이번 대회 예선 11개 조의 각 1위팀과 조 2위 중 상위 4팀, 그리고 본선 개최국 카타르까지 총 16팀이 U-23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다.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년 AFC U-23 아시안컵 본선은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을 겸한다. 아시아에는 '3+1'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상위 3팀이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예선 4위 팀과의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쳐 운명이 정해진다.

'황선홍호'는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직전 도쿄 대회까지 9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 부문 세계 기록이다. 기대감이 높다.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2001~2004년생은 '황금세대'로 꼽힌다. 아시아를 너머 세계 무대에서도 톱 클래스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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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소집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4명의 선수를 바꿔야 했다. 부상, A대표팀 차출, 유럽 이적 문제 등으로 변동이 있었다. 어수선한 상황 속 훈련에 나섰다. 하지만 '완전체'로 모이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현주(비스바덴비·독일)는 지난 3일 입국해 4일부터 훈련, 정상빈(미네소타·미국)은 4일 입국 뒤 5일부터 훈련에 나섰다. 권혁규(셀틱·스코틀랜드)는 5일 입국해 훈련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황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맡고 있다. 창원에서 두 팀 훈련을 지도하는 상황이다.

첫 판의 문이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4352명의 관중이 찾았다. 평일 오후, 그것도 연령별 대표팀의 아시아 예선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많은 수다. 황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허율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엄지성 강현묵 오재혁 전병관이 뒤에서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진용이 출격했다. 이태석 조성권 조위제 민경현이 포백에 위치했다. 골문은 백종범이 지켰다.


'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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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기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상대의 측면을 공략했다.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한국의 집중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패스는 단조로웠고, 불필요한 파울로 분위기를 끊었다. 수비 라인은 정돈되지 않았다. 공간이 벌어진 상태에서 선수들끼리 동선이 겹쳤다. 카타르는 한국 수비가 한쪽에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38분 알흐메드 알라위의 중거리포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를 연거푸 활용해 변화를 줬다. 그러나 후반 22분 어설픈 실수로 추가골을 헌납했다. 만수르 알압둘라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백헤더로 받아낸 것이 골 지역 안 애매한 위치에 떴다. 골키퍼 백종범이 자신의 키를 넘긴 공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골이 됐다. 한국은 경기를 뒤집지 못한 채 0대2로 패했다. 그나마 카타르가 U-23 아시안컵 본선 개최국으로 본선행을 확정, 이날 경기가 조별리그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경기 뒤 황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홈 경기에서 패해 팬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첫 번째 실점 때문에 경기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공격적인 세밀함이 부족한 경기였다. 전반전 빌드업 상황 등에서 뒤로 가는 패스가 나왔다. 풀백이 정적이라 위치를 수정해주려 했다. 홀딩 미드필더가 한 명일 때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어서 두 명으로 바꿨다. 풀백에게 공격 가담을 시켰다. 후반에도 주도했으나 공격 쪽에서 세밀함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사실상 전술 전반에서의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핑계는 없다' 1부터 10까지 완패, 위기의 '황선홍호' 더 이상의 패…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의 '굴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레 일리디우 카타르 감독은 "우리의 경기력이 좋았다. 전·후반 모두 우리가 컨트롤한 경기였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의 레벨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국이 강한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에 집중하면서 전술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을 많이 분석했다"고 했다. 포르투갈 출신 발레 감독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 포르투갈 대표팀 코치로 일했다. 지난달 카타르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U-23 아시안컵 본선 준비를 이제 막 시작했다. 한국은 새로 팀을 꾸린 카타르에 완패한 것이다.

황 감독은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은 9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올림픽은 남의 얘기가 된다. 그는 "(두 팀 운영) 핑계는 없다. 이 경기로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추스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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