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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부터 10까지 다 졌다. 스코어의 문제가 아니다. 전술부터 실행력까지 그야말로 완패한 '황선홍호'의 얘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22세 이하)은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4년 파리올림픽 1차 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 0대2로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호'는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직전 도쿄 대회까지 9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 부문 세계 기록이다. 기대감이 높다.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2001~2004년생은 '황금세대'로 꼽힌다. 아시아를 너머 세계 무대에서도 톱 클래스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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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판의 문이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4352명의 관중이 찾았다. 평일 오후, 그것도 연령별 대표팀의 아시아 예선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많은 수다. 황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허율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엄지성 강현묵 오재혁 전병관이 뒤에서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진용이 출격했다. 이태석 조성권 조위제 민경현이 포백에 위치했다. 골문은 백종범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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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황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홈 경기에서 패해 팬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첫 번째 실점 때문에 경기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공격적인 세밀함이 부족한 경기였다. 전반전 빌드업 상황 등에서 뒤로 가는 패스가 나왔다. 풀백이 정적이라 위치를 수정해주려 했다. 홀딩 미드필더가 한 명일 때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어서 두 명으로 바꿨다. 풀백에게 공격 가담을 시켰다. 후반에도 주도했으나 공격 쪽에서 세밀함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사실상 전술 전반에서의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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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굴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레 일리디우 카타르 감독은 "우리의 경기력이 좋았다. 전·후반 모두 우리가 컨트롤한 경기였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의 레벨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국이 강한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에 집중하면서 전술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을 많이 분석했다"고 했다. 포르투갈 출신 발레 감독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 포르투갈 대표팀 코치로 일했다. 지난달 카타르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U-23 아시안컵 본선 준비를 이제 막 시작했다. 한국은 새로 팀을 꾸린 카타르에 완패한 것이다.
황 감독은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은 9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올림픽은 남의 얘기가 된다. 그는 "(두 팀 운영) 핑계는 없다. 이 경기로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추스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