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맨유 사령탑 데뷔시즌을 사실상 만점으로 보낸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울상이다. 원하던 선수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정리도 되지 않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텐 하흐 감독이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한 건 김민재를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빼앗긴 것이다. 맨유는 지난해 12월 카타르월드컵이 끝난 뒤 김민재를 가장 먼저 접촉해 선수와 개인합의를 이끌어냈다. 김민재의 맨유행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갑자기 김민재의 행선지는 뮌헨으로 옮겨졌다. 뮌헨이 거부할 수 없는 연봉을 제시했기 때문. 복수의 영국과 독일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세후 연봉 1200만유로(약 170억원)를 받는다. 맨유는 김민재에게 연봉이 100억원이 채 안되는 금액으로 협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김민재를 뮌헨에 하이재킹 당한 이후 텐 하흐 감독은 센터백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기존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빅토르 린델뢰프, 해리 매과이어에 35세 베테랑 조니 에반스를 레스터 시티에서 데려온 것이 전부였다. 오랜 기간 잉여 자원으로 평가된 에릭 바이는 튀르키예 베식타스로 떠났다.
세르히오 라모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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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또 다른 굴욕도 당했다. 맨유는 바란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 라모스에게 영입 제안을 보냈다. 주급 7만3000파운드(약 1억2000만원)을 책정했는데 라모스는 18년 만에 자신이 프로에 데뷔할 때 몸담았던 고향 친정팀인 세비야로 둥지를 옮겼다. 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매체 더 선은 '맨유가 프랑스 명문 파리생제르맹(PSG)을 떠나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세르히오 라모스(37)에게 영입 제안을 했지만, 광속으로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라모스는 맨유의 계약 내용조차 듣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한 팀인 맨유에 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맨유의 굴욕이 아닐 수 없었다.
해리 매과이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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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맨유는 '먹튀' 매과이어를 정리하지 못했다. 웨스트햄과는 이적료 3000만파운드(약 500억원)에 합의했지만, 선수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매과이어는 웨스트햄으로 이적할 경우 연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차익만큼 맨유에서 보전해주길 원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아니면 맨유에 남을 수밖에 없다고 버텼다. 이후 웨스트햄에서 매과이어의 주급을 좀 더 올리는 방향 쪽으로 맨유의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지만 결국 더 진전된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달이 났다. 지난 4일 아스널전에서 후반 22분 마르티네스 대신 매과이어를 교체투입했는데 맨유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데클란 라이스와 가브리엘 제수스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아 1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맨유는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11위에 머물러 있다. 반전이 필요한데 수비 불안으로 오는 21일 예정된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불안한 상황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