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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680억원이면 월드클래스 센터백을 품을 수 있다.
김민재가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자리잡으며, 이 바이아웃 금액은 말그대로 '저렴한 돈'이 돼 버렸다. 나폴리 내에서는 바이아웃을 삽입한 아우렐리오 디 로렌티스 회장의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나폴리 측은 시즌 중에도 바이아웃 삭제를 위해 김민재 측에 새로운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김민재를 붙잡고 싶은 마음 반, 최악의 경우 내보내더라도 더 많은 돈을 받겠다는 마음 반이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최종적으로 나폴리의 제안을 거절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나폴리 언론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김민재가 금의환향한 6일 나폴리 지역지 칼치오 나폴리24는 '김민재는 나폴리에 작별을 고할 준비가 됐다. 모든 짐을 다쌌다. 포실리포에 있는 집을 떠났다'고 했다. 칼치오나폴리는 '나폴리 선수단이 김민재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휴가가 끝나더라도 김민재는 나폴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레아나폴리는 '김민재는 파티를 마칠 시간도 없이 나폴리를 떠날 준비가 됐다. 나폴리는 위대한 아이돌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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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이 선택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생소한 왼쪽 센터백으로 선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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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 뉴캐슬의 행보가 눈에 띈다. 풋메르카토는 '뉴캐슬이 김민재 영입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출전 시간 보장과 팀내 핵심 수비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김민재를 사로잡았다'고 했다. 뉴캐슬은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참가에 어울리는 팀 수준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리빌딩을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이 중앙수비다. 자말 라셀레스가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김민재로 업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이어 '파리생제르맹과 첼시도 김민재를 원하고 있다. 두 구단 모두 김민재의 활약을 예의주시했다'고 했다. 첼시와 파리생제르맹 모두 오랫동안 김민재와 링크가 돼 왔고, 실제 두 구단 모두 새로운 센터백이 필요하다. 첼시는 티아고 실바의 노쇠화와 칼리두 쿨리발리의 부진으로, 파리생제르맹은 세르히오 라모스가 계약 만료되며 새 수비수를 데려와야 한다.
이제 확실해졌다. 김민재는 도전을 원하고, 바이아웃만 지르면 김민재를 데려올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