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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난 쏘니를 좋아한다. 선을 넘는 사람이 있으면 처벌 받아야 해."
손흥민은 고개 숙이거나 외면하지 않고 이들을 직시했다. 말없이 끝까지 이들의 행위를 응시하는 모습으로 용감함으로 맞섰다. 어이없다는 듯 실소하는 듯한 모습도 잡혔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구단 안전 관련 관계자를 불러 귀엣말로 뭔가를 알리는 듯한 모습도 함께 포착됐다. 이 장면은 경기 후 유튜브,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부 팬들은 직접 찍은 영상을 SNS 태그 등으로 구단에 제보하는 열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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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슨 감독도 인종차별에 단호히 맞섰다. 손흥민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그는 13일(한국시각) 애스턴빌라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멋진 사람이고 나는 인간적으로 손흥민을 좋아한다"며 "이런 일은 우리가 보고 싶은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쏘니(손흥민의 애칭)와 경기장 내 모든 선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선을 넘는 사람이 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슨 감독은 손흥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손흥민은 잉글랜드 리그에서 많지 않은 동양인 선수, 그것도 리그 100호골을 터뜨린 토트넘의 절대적인 에이스인만큼, 몰지각한 상대 서포터스의 집중 표적이 됐다. 벌금과 축구장 입장정치 처분 등이 내려졌음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일 리버풀전에선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마틴 테일러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코디 각포를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마셜아트(무술)을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무술은 동양인 관련 비하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다. 인종차별 논란이 이어졌고, 스카이스포츠 측이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토트넘의 홈구장에서 또 다시 인종차별이 나왔다.
메이슨 감독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손흥민은 의연한 대처로 인종차별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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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메이슨 감독은 팀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메이슨 감독은 지난 32라운드 뉴캐슬전 대패(1대6) 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된 후 '대행의 대행' 자격으로 3경기째 토트넘을 지휘하고 있다. 메이슨 감독은 "항상 준비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내가 클럽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 전반적인 생각이고, 팀이 나를 믿고 책임을 맡긴 후에는 계속 그런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트넘은 메이슨 감독 역시 후보군에 올려놓은 상태다.
메이슨 감독대행은 팀의 간판인 케인이 지난달 말 내놓은 '작심 발언'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케인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후 구단 내 선수들을 어우러지게 하는 문화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메이슨 감독은 "케인의 말에 100% 동의한다"며 "결국 환경, 문화 등 세부적인 부분을 정립하는 게 내부적으로 잘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을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이만 잃어버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여기에 오는 모든 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목표를 원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