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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도 떨지도않고...이런 첫경기 처음" 벤투호,'자카르타金'이후 4년 믿음 통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11-25 15:39 | 최종수정 2022-11-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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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24일(한국시각)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에서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시종일관 대등한 승부 끝에 0대0으로 비기며 승점 1점을 꿰찼다.

FIFA랭킹 28위 한국과 FIFA랭킹 14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경기였다. 골의 유무, 승패를 떠나 이전 대회와 가장 놀라운 차이는 자신감 넘치는 '태도'였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강인의 말처럼 이들에게 월드컵 무대는 "떨리기보다는 설레였다" 전반 15분까지 한국은 점유율 65%로 경기 흐름을 지배했다. 남미 강호를 상대로 쫄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 황인범의 도전적인 스루패스, 김문환의 악착같은 오버래핑, 나상호의 폭풍질주, '어디에든 있었던' 이재성의 헌신이 빛났다. 공격적인 빌드업을 평소처럼 이어갔고, 중원에선 강한 압박으로 맞섰고, 볼을 뺏기면 득달같이 달려가 찾아왔고, '월클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 루이스 수아레스는 협업 수비로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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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에서 이들의 자신감은 경험과 믿음, 위닝 멘탈리티에 기인한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최전방에 '월클' 손흥민, 최후방에 '월클' 김민재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이보다 더 든든할 순 없다. 더 중요한 건 26명의 스쿼드 중 9명 (손흥민, 황의조, 나상호, 황인범, 황희찬, 김문환, 김민재, 송범근, 조현우)이 4년 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김학범호' 금메달 멤버라는 점이다. 92라인, 96라인으로 자주 회자되는 이들은 지난 4년간 카타르월드컵이라는 같은 꿈을 꾸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정상에 함께 서본 이들만이 아는, 검증된 자신감에 이후 병역 특례로 유럽 진출을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으며 이들의 축구는 더욱 넓고 깊고 단단해졌다.

금메달 이후 4년을 파울루 벤투 감독이라는 한 감독의 안정된 체제에서 훈련하고 준비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벤투 감독 계약 당시부터 대한축구협회와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선임위원회 위원장의 일관된 철학과 목표는 선수단 내부 문제나 성적에 엄청난 과오만 없다면, 여론과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4년을 한 감독 체제로 끝까지 믿고 간다'는 것이었다. '4년'을 지켜주는, 그 힘든 일을 처음으로 해내고 나선 월드컵 무대에서 태극전사들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강호를 상대로 흔들림 없이 평소 하던 축구를 그대로 했다.
출처=기성용 SNS
'우리의 축구'를 흔들림 없이 해낸 첫 월드컵 1차전이라는 데는 선배 레전드들도 이견이 없었다. '캡틴팍'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우리가 월드컵 무대에 나가서 첫 경기 전반 초반 이렇게 침착하게 우리 경기를 풀어나간 적은 처음인 것같다"고 했다. '캡틴키' 기성용 역시 무승부 직후 자신의 SNS에 "월드컵 무대에서 능동적이고 주도하고자 하는 경기를 보여준 적은 많지 않다. 오늘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보여준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썼다. "앞으로 두 경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4년동안 정말 잘 준비했다. 가나전도 가보자!"라며 후배, 동료들을 독려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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