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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강원FC가 자책골에 울었고, 김천 상무는 연속 무승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최근 4경기 연속(2무2패) 무승에서 탈출한 김천은 강등권 탈출 희망을 살렸고, 강원은 3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강원으로선 뼈아픈 패배였다.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경기 전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강원은 이날 올시즌 첫 3연승, 상위스플릿 마지노선 6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노리는 날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자꾸 그런 거 의식하면 내가 목소리부터 높아지고 선수들을 자꾸 채근할 것 같다. 우리처럼 계속 발전해 나가고 배워야 하는 팀이 무슨 기록을 의식하겠나. 그냥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요즘 팀이 좀 잘 나간다고 괜히 김칫국부터 들이키지 않고, 근신의 미덕을 새기는 듯했다.
전반 27분 최 감독은 선발 공격수 발샤를 빼는 대신 갈레고를 투입했다. 부상 등 '큰일'이 생기지 않으면 웬만해서 조기 교체를 단행하지 않는 최 감독 스타일로 볼 때 이례적이었다.
'믿음 축구'가 잘 풀리지 않는 가운데 김천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태완 김천 감독은 선발 명단에 이준석 이지훈 등 '신병'을 7명이나 배치했다. "군인팀에서 군생활 적응이라는 게 특별히 있겠나. 부지런히 출전하도록 해주는 게 상책이다. 신병인 만큼 고참들보다 생생하니까"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이른바 신병의 '군기'는 군대 갔다 온 사람이면 모를 리 없을 터. 군기 바짝 들어서 뭔가 보여주기 위해 전투하듯 매섭게 뛰어다닌 신병 덕분에 김천은 활기가 넘쳤고, 강원을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김천의 '신병효과'에 고전하던 강원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불운을 맞았다. 4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신병 이지훈이 슈팅하려 하자 강원 서민우가 뒤에서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이어졌다. 반 박자 빠른 데다, 오른쪽 골기둥을 스치듯 꽂히는 킥이어서 '슈퍼세이브' 전문 유상훈 골키퍼도 손쓸 겨를이 없었다.
어이없는 자책골에 머리를 감싸 쥔 최 감독은 하프타임이 되자 두 번째 교체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 자책골을 넣은 서민우를 빼고 케빈을 투입.
강원은 후반에 이정협 황문기 이웅희를 한꺼번에 교체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더욱 단단해진 김천의 문을 열지는 못했다.
'죽마고우' 사이인 양팀 감독은 웃지못할 '장군멍군'도 불렀다. 지난 7월 시즌 두 번째 대결서는 최 감독이 3대2로 승리하며 김 감독의 시즌 첫 연승을 저지했고, 이날 경기서는 김 감독이 최 감독의 시즌 첫 3연승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춘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