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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전지훈련 마지막날인 25일, 울산은 설기현 감독의 경남FC(K리그2)와 연습경기에선 '폭풍 이적생' 이동준의 멀티골(전반 7분, 후반 7분), 김인성(전반 38분)의 쐐기골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했다. 경남은 '이경규 사위'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수비수 김영찬이 전반 42분 한 골을 만회했다.
홍 감독은 2주간의 훈련과정에 대해 "힘들었다"고 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시즌 후 충분히 쉬지 못했다. 쉴 시간에 자가격리를 했고 시즌 후 3~4일의 휴가는 회복에 턱없이 부족하다. 무리한 훈련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이 때문에 훈련장에서 홍 감독은 선수들을 닥달하지 않았다.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조언을 수시로 했다. "조금이라도 몸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 편하게 얘기하라. 프로답게 자신의 몸을 스스로 책임지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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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런던올림픽 등에서 국가대표팀을 다년간 이끌었던 홍 감독은 단기전에 선수들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는 노하우 면에서 탁월하다. "대표팀 경험을 살려 짧은 시간에 경기력과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함께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오기 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해줬다. 부상 없이 1차 훈련을 마친 것에 감사한다. 카타르에 가서도 사나흘 준비하고 바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북중미 챔피언' 멕시코 최강 클럽, 티그레스전을 앞두고 울산이 25일 FIFA에 제출한 클럽월드컵 스쿼드는 총 24인이다. 외국인 공격수 힌터제어는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지만 출전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청용 등 핵심전력 4명이 이탈한 상황, '2002년생 재능' 강윤구를 비롯해 지난해 입단한 이형경, 김민준, 올해 입단한 강동혁, 이동희 등 신인들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한 필드플레이어는 불과 15명 안팎이다.
홍 감독은 "멕시코 티그레스는 정말 강한 팀이다. 아시아 챔피언으로 도전하는 자리인 만큼 만약 우리 전력이 100%라면 제대로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냉정하게 말해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즉시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선수가 14~15명뿐이다. 강호를 상대로 수비를 탄탄하게 해 조직력을 다지는 부분에 우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만약 부상 등 돌발상황이 생긴다면 스무 살 선수가 클럽월드컵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다"며 악전고투가 불가피한 현 상황을 전했다. 클럽월드컵도 중요하지만 장기 레이스인 리그 일정이 우선이다. 클럽월드컵 복귀 후 자가격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선수들을 보호하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한편 클럽월드컵 출국을 앞두고 26일 홍 감독을 비롯한 전선수단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27일까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28일 오후 팀 훈련을 마지막으로 29일 오후 1시20분 김해공항에서 카타르행 전세기에 오른다. 내달 4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멕시코 티그리스와 준준결승전을 갖고, 승리할 경우 8일 오전 3시 남미 챔피언과 4강전에 나선다. 패할 경우 8일 자정 알두하일-알아흘리전 승자와 5-6위전을 마친 직후 전세기편으로 8일 오후 귀국해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FIFA클럽월드컵 우승 상금은 500만달러(약 55억원), 준우승 상금은 400만달러(약 44억원)다. 3위는 250만달러(약 27억6000만원), 4위는 200만달러(약 22억원), 5위는 150만달러(약 16억6000만원), 6위는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받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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