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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긴 했지만 이젠 괜찮다. 올 시즌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같다."
김인성은 "사실 사인할 때까지는 모르는 거니까…, 황당한 상황이긴 했지만 이젠 괜찮다"라며 헛헛하게 웃었다. "일종의 해프닝이었다. 앞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사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나간 일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오히려 강한 동기부여를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다시 돌아온 통영 훈련장, 홍명보 신임 감독이 김인성을 반겼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상황, 홍 감독은 김인성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였다. 홍 감독은 "나는 김인성의 잔류를 원했었다. 이런 해프닝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감독으로서 전혀 개의치 않는다.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돌아와줘서 큰 힘이 된다"며 힘을 실었다. 김인성은 "감독님이 저를 원하셨다는 건 뒤늦게 알았다. 돌아와 감독님과 면담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괜찮다, 이적시장에서 허다한 일'이라면서 '연연하지 말고 같이 잘해보자'고 말씀해주셨다. 감사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후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마음이 확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울산에서 다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당한 경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론 동기부여가 됐다. 오히려 잘됐다. 이제 경기장에서 보여주면 된다. 깔끔해졌다. 저를 생각해주신 감독님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인성 역시 이적 협상이 오가는 내내 "팬분들이 아른아른거리더라"고 했다. "꼬마팬도 있고, 남녀노소 팬들이 많다. 지난 5년동안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국대 출신 1부 울산 주전선수가 2부리그 대전행을 추진한 이유는 단지 '돈'이 아니었다. 서른두 살 베테랑 공격수 김인성은 '새 도전'을 이야기했다. "1부리그에서 리그, FA컵, ACL 우승을 모두 해봤다. 작년 수원FC와 경남FC의 승격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새로운 도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커리어에서 2부 팀을 1부로 승격시키는 도전도 가치 있겠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전에서 돌아온 그는 "이제 그 마음이 없어졌다. 큰 자극이 됐다. 이제 울산에서 리그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울산에서 FA컵(2017년), ACL 우승(2020년)을 해봤다. 울산에서 3개 대회 우승컵을 들어보는 것은 멋질 것같다. 세 대회 모두 우승한 현역선수는 이호 형밖에 없지 않나. 나도 그 목표에 도전하겠다. 홍 감독님, 좋은 선수들과 함께 좋은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2016년 울산 유니폼을 입은 6년차 김인성은 '울전드(울산 레전드)'의 요건을 충족했다. 5시즌간 142경기에 나서 22골 17도움을 기록했고, 2019년 34경기 9골3도움, 2020년 24경기 4골6도움 등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울산의 승리를 지켰다.김인성은 "'원클럽맨' 정동호가 (수원FC로)떠났으니 '삼산지키미' 자리를 이어받겠다"며 미소 지었다. "전북에 있을 때 이동국형, 최철순형, 박원재형이 있는 것만으로도 팀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울산은 매 시즌 좋은 선수들이 들어와 기대감과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로 팀이 더 단단해지기 위해선 울산의 정신을 지닌, 희생, 헌신하는 선수들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돌아온 김인성은 울산에서의 확고한 목표를 이야기했다. "골을 더 많이 넣고 싶다. 결정력 부분에서 더 많이 노력하겠다. 부족한 면을 알고 노력하면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강박관념은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선수들끼리 강박관념 없이 축구 자체를 즐기고 편하게 하다보면 우승은 따라오지 않을까. ACL에서 그걸 배웠다. 실력만큼 심리가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을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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