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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코앞에 닥친 2021년,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엘리트 선수들의 자가격리 문제가 뜨거운 이슈다.
중국은 자가격리 면제를 이유로 자국에서 2경기 모두를 치를 것을 제안했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 제3국 개최 역시 쉽지 않다. 지난해 11월 남자 A대표팀의 평가전을 '제3국' 오스트리아에서 치르면서 코로나 악재에 직면한, 안좋은 기억이 있다. 남자 A대표팀 역시 3월 25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 홈경기, 3월 30일 스리랑카 원정이 예정돼 있다. 마찬가지로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라이프치히) 등 유럽파 핵심 전력들의 자가격리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아시아의 챔피언' K리그1 울산 현대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2월1~11일) 출전 후 자가격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팀 울산은 클럽월드컵에 대한민국 대표,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문제는 2월 중순 귀국 후 자가격리다. 리그 개막 직전 2주간 자가격리는 경기력 유지에 치명적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카타르에서 돌아온 후 2주 자가격리 후 개막은 공정치 않다. J리그처럼 선수들이 격리중 훈련을 이어갈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 정부도 지난해 12월 4일 일본축구협회와의 협의를 거쳐 국가대표 선수, J리그 선수 및 경기 출전을 위해 일본에 입국하는 해외 팀들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CL에 출전한 FC도쿄, 빗셀고베,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의 선수단이 음성판정 후 곧바로 리그에 복귀했다. 3월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에 나서는 일본 남자 A대표팀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코로나 시대,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 현장은 그저 혼란스럽다. 종목별 협회들은 정부와의 소통창구가 마땅치 않고, 대한체육회는 18일 회장 선거를 앞두고 진흙탕 전쟁중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올림픽,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를 대표해 대회에 나설 선수들을 위한 목소리가 실종됐다.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일생일대의 대회를 준비하는 이 선수들에게 14일 자가격리를 똑같이 적용할 경우 경기력, 근력, 체력 저하는 불가피하다. 특혜나 차별이 아닌, 스포츠와 직업의 특수성을 인정해, 선수들의 땀방울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코로나 검사를 수시로 실시하고 철저한 방역으로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분리된 공간에서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코로나 백신 도입 후 엘리트 선수 우선접종도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를 통해 "손흥민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등 전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체육인들"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정부는 전문 체육인들과 생활 체육인들이 스포츠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간섭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문체부 관계자는 국제대회 출전시 자가격리 면제 논의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올림픽, 월드컵 예선처럼 공익적 목적이 있는 대회의 경우, 자가격리를 면제할 수 있다는 원론적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 남아공발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심의체를 만들어 절차를 강화, 방역전문가를 포함 관련 정부기관이 협의해 꼭 필요할 경우 예외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해주자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 주중 회의를 통해 올림픽, 월드컵을 준비하는 선수들에 대한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자축구의 경우에는 중국이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를 확정한 만큼 우리 방역당국에도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국 입국시 중국팀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해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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