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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승패와 무관하게 마린FC는 승리했다.
마린FC는 11일 오전 2시(한국시각) 영국 크로스비 마린트레블아레나에서 펼쳐진 FA컵 64강전에서 1894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조제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과 맞붙었다.
마린FC는 절호의 마케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토트넘전 가상티켓 2만 장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구단 창단 이후 1부리그와의 맞대결, 최고의 마케팅 작전이 성공했다. 300석 남짓한 작은 경기장, 역대 최다 관중 6000명,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훌쩍 넘겼다.
마린FC는 리버풀의 빨강, 에버턴의 파랑, 마린FC의 노랑을 합친 '빨강파랑노랑' 스페셜 유니폼 키트도 제작했다. 머지사이드 더비 라이벌도 마린FC 응원을 위해 대동단결했다. 유니폼 스폰서인 유제품 업체 아를라 크라벤달은 "네, 우리가 쥐어짜냈습니다(Yes, we're milking it)"는 재치 넘치는 한줄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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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레어리 마린FC 회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FA컵의 모든 것은 꿈에 대한 것이다. 나는 아마도 영국에서 가장 행복한 넌리그 팀 회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 티켓만 2만 장이 팔려나가며 마린FC는 창단 이후 최고의 수익을 올렸다.
레어리 회장은 "전세계에서 반응이 왔다. 특히 수백명의 토트넘 팬들도 이 티켓을 구입해줬다"고 했다.
"마린FC에 1만1000파운드(약 1600만원)의 후원금은 엄청난 돈이다. TV중계료 7만5000파운드(약 1억1000만원) 역시 미친 금액이다. 우리가 지더라도 2만 파운드(약 3000만원)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돈을 운동장 새 시설 투자비용으로 쓸 것이다. 2군 선수들을 위한 새 운동장도 만들 수 있고, 유스팀과 여성팀에도 투자할 수 있다. 여름에 뛸 수 있는 잔디에도 투자할 수 있다. 모두의 축구를 위해 이 돈을 쓸 수 있다. 너무나 멋진 일"이라며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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