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00호골' 손흥민, 토트넘의 레전드가 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01-03 14:33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세컨드골 포 스퍼스! 흥민손! 히즈 원헌드레드 골 포 스퍼스!"

관중은 없었지만 텅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손흥민의 토트넘 100호골을 축하하는 목소리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손흥민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특유의 '카메라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날 경기의 주인공은 '손샤인' 손흥민(29·토트넘)이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253번째 경기, 손흥민은 마침내 100호골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은 2일(이하 한국시각)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 44분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은 손흥민의 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5호골, 무엇보다 토트넘 입성 후 터뜨린 100번째 골이었다.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2015년 여름 3000만유로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2015년 9월13일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5일 뒤 카라바흐와의 유로파리그에서 역사적인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역사의 시작이었다. 데뷔시즌 40경기에서 8골(6도움)을 넣은 손흥민은 다음해 47경기에서 21골(7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떠올랐다. 2017~2018시즌 53경기 18골-11도움, 2018~2019시즌 48경기 20골-9도움, 2019~2020시즌 41경기 18골-12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0골을 넣은 선수는 139년 구단 역사상 18명 밖에 없다. 266골을 넣은 지미 그리브스를 비롯해, 저메인 데포(143골), 테디 셰링엄(124골), 글렌 호들(110골) 등 손흥민 앞에는 레전드들의 이름으로 가득하다. 이 리스트 중 현역 선수는 케인(137골)과 손흥민, 둘 뿐이다. 당연히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다. 당연히 레전드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토트넘에서 뛰었던 공격수 개리 리네커는 자신의 SNS에 '토트넘에서 100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축하를 보낸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축구에 얼마나 멋지게 기여하고 있는가. 필드에 전율이 흘렀고, 즐거운 골이었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100호골 클럽의 주인공 로비 킨(122골)은 '토트넘 100골 클럽 가입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100호골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토트넘도 함께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사이를 오가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가세와 함께 정상권 클럽으로 변모했다. 지난 몇년간 리그 준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것이 손흥민의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나 혼자만이 만들 수 있는 골들이 아니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팀원들, 스태프들, 응원해주시는 팬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클럽에서 100골을 넣은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런던=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