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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정해성 감독님은 우리에게 '제2의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
구단측은 정 감독에게 "사장이 임시 감독을 맡게 되니 기술위원장, 축구센터장이 돼달라"고 했다. 정 감독은 "좋은 제안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만 두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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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이 호치민에 부임한 후 한국 교민, 동문, 축구계 선후배 기업가들의 후원이 밀려들었다. 조장희 JS건설 회장, 이형수 건영건설 회장 등이 선수들을 위한 영양식, 경기 전 호텔 숙박 등을 후원하며 사기를 진작했다. 응고 퉁 쿡은 "선수생활을 통틀어 사비를 털어 팀에 인삼음료를 사먹이고, 선수단 전원을 초대해 고기를 사주시는 감독은 처음이었다. 감독님 지인들의 후원에 힘입어 우리는 매경기 전날 호텔에 머물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빨리 좋은 팀을 다시 맡으셔서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왼쪽 풀백 응구옌 콩 탄 역시 "이렇게 프로페셔널한 감독님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감독님은 선수들을 늘 아들처럼 아끼시는 분이셨다. 내게 정해성 감독님은 아버지와 같다. 2년 가까이 함께 지내면서 감독님은 나를 프로 축구선수로 가르쳐주셨을 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셨다.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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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선수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주전수비수 삼 응곡 둑은 "지난 28경기동안 1장의 카드도 받지 않았다. 감독님을 만난 후 제가 어떻게 변했는지 이 한마디로 설명이 될 것같다"면서 "감독님께 축구뿐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를 표했다. 미드필더 응고 호앙 틴은 "감독님과 함께 걸어온 길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저희가 더 잘 안다. 감독님이 떠나시고 나니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겠다"고 아쉬워 했다.
트란 탄 빈은 "감독님은 아버지처럼 늘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더 좋은 것을 해줄지, 더 편하게 해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분이셨다. 감독님의 제자라는 것이 그저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모든 사람들의 존중을 받으셨으면 한다"고 썼다. "이 팀은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분이 감독님이십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골키퍼 응구옌 손 하이) "항상 선수들만 생각하신 감독님, 한국에 가서 부상 치료도 받게 해주시고,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주셨던 감독님, 감독님과의 추억 평생 간직하겠습니다."(미드필더 트란 피 손) 등 선수들의 진솔한 작별인사에서 '대한민국 대표 지도자' 정 감독의 품격이 새삼 드러났다.
좋은 리더는 부하들이 인정한다. 좋은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본다. 지난 1년 8개월간 베트남과 호치민 축구 발전을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해 헌신했던 베테랑 사령탑 정해성 감독의 진심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 감독은 현재 호치민 구단과 잔여 연봉 협상 중이다. 2020년 11월까지 17개월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귀국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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