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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준우승 1년]대한민국 열정을 깨웠던 정쌤과 아이들, 그리고 1년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6-16 06:50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년 전 오늘, 대한민국 축구의 새 역사가 쓰였다.

정정용 당시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이끈 '리틀 태극전사'들은 폴란드에서 펼쳐진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작성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른 순간이었다.

뛰어야 사는 황금세대, 무한경쟁 직면

대한민국을 뜨겁게 흔들었던 '정쌤(선수들이 정정용 감독을 부르던 별칭)과 아이들'. 준우승 신화 1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U-20 월드컵에서 빼어난 지략과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던 정 감독은 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친정팀' 서울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프로 지도자로 변신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정 감독은 개막 6경기에서 2승3무1패를 기록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반면, '황금세대'로 불리던 어린 선수들은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다. K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은 소속팀 복귀 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광연(강원FC) 조영욱(FC서울) 엄원상(광주FC) 등은 여전히 적응 중이다. 이지솔(대전 하나시티즌) 김주성(FC서울) 등이 꾸준하게 기회를 잡고 있을 뿐이다.

해외파 선수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상황과 겹치며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이재익(알 라이안) 김정민(아드미라) 등은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U-20 월드컵 최우수 선수로 꼽혔던 이강인 역시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레반테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홈경기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성장이 간절한 선수들. 너나할 것 없이 '뛰기 위해' 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오세훈 전세진은 뛸 기회를 잡기 위해 상주상무 입대를 결심했다. 연세대를 거쳐 올해 울산 현대와 프로 계약을 한 최 준도 뛰기 위해 임대 이적을 선언했다. 최 준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경남FC로 임대를 떠난다. 이강인도 보르도, 마르세유 등 프랑스 리그1 소속 및 네덜란드 구단 등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2020년이 U-20 멤버들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세계무대 경험도 축적했다. 다만,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연령별 대표와 프로 무대는 다르다.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에이지-K리그 유스 제도, 지속적 투자와 관심은 필수

한국 축구는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이어진 연령별 대회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브라질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는 8강 진출 성과를 냈다. 이는 한국 U-17 대표팀이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 타이 기록이다. 올해 초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연이은 승전보. 비결은 철저한 플랜과 적극적인 투자에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메이저대회 전 최소 1~2년 동안 장기 플랜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도 더 이상 낯선 경험이 아니다.

협회는 '선수 및 지도자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축구 강국의 유소년 시스템을 연구해 한국식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 '골든에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세미나, 해외 최신 유소년 프로그램 분석을 통해 업데이트 된다. 골든에이지(12~15세)와 프리골든에이지(6~11세), 포스트골든에이지(16~19세)로 세분화해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간다. 남자 U-12 골든에이지 지역 훈련을 개설해 선수 육성 폭을 넓혔다. 남자 U-12 골든에이지 광역센터 개설 및 U-15 합동광역 훈련을 늘렸다. 여자선수의 모든 연령(U-12~15) 훈련도 늘렸다. 다만, 코로나19 변수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는 전임지도자 제도를 활용해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연령별 지도자들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대표팀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실제로 정 감독이 프로팀으로 이동한 뒤 김정수 U-17 감독이 그 뒤를 이어 팀을 이끌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각 구단의 유소년팀 육성에 힘을 보내고 있다. 현재 K리그 각 구단은 12세 이하(U-12), 15세 이하(U-15), 18세 이하(U-18) 유소년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연맹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의 정확한 평가와 진단을 위해 '인증제'를 도입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산하 유소년 지도자를 해외로 보내 선진 시스템을 보고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축구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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