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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색깔이 확실해서, 그래서 눈에 띄는 젊은 감독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06:00


김남일 성남 감독(왼쪽부터), 김도균 수원FC 감독, 설기현 경남 감독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K리그, 초반 '젊은 감독'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K리그는 지난 몇년간 감독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최강희(61) 김학범(60) 최순호(58) 등 노장 감독들이 차례로 K리그 무대를 떠나며 새판이 짜여졌다. 지도자로 한창인 1965년생 부산의 조덕제 감독이 최고령 감독일 정도.

올 시즌이 정점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1970년대 후반생들이 대거 K리그에 입성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23세 이하였던 김남일 성남 감독(43), 김도균 수원FC 감독(43), 설기현 경남 감독(41), 김길식 안산 감독(42)이 부임하며, 기존의 박진섭 광주 감독(43), 박동혁 아산 감독(41) 등과 감독 평균 연령을 더욱 낮췄다.

사실 그간 은퇴한지 얼마되지 않아, 곧바로 K리그에 입성한 젊은 지도자들의 모습은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패기는 넘쳤지만,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냉정히 말해 K리그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 요인 중 하나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남일 감독은 강등 후보라는 성남을 이끌고 초반 4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K리그 최고 명장 중 하나인 최용수 서울 감독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김도균 감독도 수원FC를 다크호스로 키워냈고, 설기현 감독의 공격 축구는 호평을 받고 있다. 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김길식 박진섭 박동혁 감독도 지도력만큼은 인정을 받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무장했다는 점이다. 김남일 감독의 축구는 자신의 새로운 별명인 '빠다'를 합쳐 '빠다볼'로 불리고 있다. 디테일한 전술과 유연한 변화가 장점이다. 공격시 전환 속도도 좋다. 김도균 감독은 공격축구를 앞세우고 있다. "공격을 해야 팬들이 보러온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김도균 감독은 지난 시즌 최다득점 5위였던 수원FC를 최다득점팀(12골)으로 탈바꿈시켰다. 설기현 감독의 축구는 더 화끈하다. 한골 먹으면 두골 먹는 축구다. 지난 대전전에서는 한명이 퇴장당한 가운데서도 공격진을 변화시키며 승리 직전까지 갔다.

박진섭 감독은 지난 시즌 안정적인 밸런스 축구로 광주를 승격시켰고, 박동혁 감독은 아산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김길식 감독은 약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많이 뛰는 축구로 상대팀을 흔들고 있다.

이들 젊은 감독들은 나이는 많지 않지만 경험은 풍부하다. 김남일 감독은 대표팀, 중국, K리그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김도균 감독은 유스팀부터 스카우트까지 경험했다. 설기현 감독도 대학, 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김길식 감독도 협회 전임지도자를 통해 돈주고도 더하지 못할 자산을 얻었다.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이들은 적지 않은 지도자 경험까지 더해 만만치 않은 내공을 쌓았다. 저마다 확실한 색깔을 가지게 된 이유다.


선배 감독들과의 수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이들의 패기넘치는 지도력은 K리그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K리그가 재밌는 이유기도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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