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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포항, 동해안 더비 앞둔 극적 반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06-03 06:57


포항 하창래가 두번째 골을 넣은 뒤 팀동료들과 환호하는 장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위기는 기회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위기는 더 큰 위기를 자초한다.

포항의 5월은 위기였다. 개막전 산뜻하게 부산에게 2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팀 전열이 정비되는 듯 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탄탄한 4백과 최영준 오닐 이승모의 수비형 미드필더진의 유기적 조화를 이뤄냈다. 포항의 수비 조직력은 탄탄했다.

여기에 속도를 가미했다. 팔로시오스와 김용환 심상민를 중심으로 한 양쪽 사이드 돌파로 공수 전환 속도에 최대 출력을 냈다.

대구와 1대1 무승부. 하창래의 부상으로 인한 수비 높이의 약화로 인한 FC 서울전 1대2 패배.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때, 위기가 왔다. 포항의 핵심 김용환 심상민 허용준이 상무 입대를 했다. 2명의 주전과 약한 백업진의 핵심 허용준이 한꺼번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진 입대였다.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더욱 빨리 다가왔다. 김 감독은 "이제 뭔가 맞아가는 느낌인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워할 틈이 없었다. 위기가 엄습했다.

인천은 까다로운 상대다. 2무1패. 대구와 비겼고, 성남과도 비겼다.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0대1로 패했다. 한마디로, 이기기 쉽지 않지만, 패하지도 않는 '늪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베스트 11의 대폭적 수정이 필요한 포항. 최근 결과에 따른 분위기도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는 경기였다.

실험적 포메이션을 가미해야 했다.

기존이 판을 최대한 흔들지 않고, 팀의 강점을 유지해야 했다. 김용환과 심상민이 동시에 빠져 나갔다. 결국 4백을 대신, 스리백을 사용했다. 기존 김광석 하창래와 함께 전광민을 수비 파트너로 내세웠다.

또, 측면에는 심동운을 배치했다. 올 시즌 연습 경기 때부터 심동운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조커로 많이 나섰지만, 스타팅 멤버로 손색이 없었다.

수비력을 유지 혹은 강화하면서, 포항의 강점 중 하나인 측면이 더욱 위력적으로 변화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힘겨울 것으로 예상했던 인천과의 경기에서 무려 4골이나 터뜨리면서 4대1 대승.

러닝 크로스가 불안했던 팔라시오스는 택배 땅볼 크로스로 일류첸코의 선취골을 도왔다.

인천이 수비 라인을 올리자, 포항은 빠른 공수 전환으로 역습에 성공했다.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중앙에서 공격 활로를 찾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포항은 공격에서 잔실수가 많았다. 특히 측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팔로세비치를 중심으로 한 두 차례 역습으로 이승모 송민규의 골을 만들어냈다.

포항은 중요한 시기에 극적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6일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가 열린다. 울산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객관적 전력은 울산이 낫지만, 이들의 라이벌전은 매우 치열하다. 변수가 상당히 많다. 포항 입장에서는 인천전 대승이 천군만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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