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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내다본 준비, 김학범호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1-31 06:40


AFC U-23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이뤄낸 김학범 감독 기자간담회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김학범 감독이 취재진 질문을 메모하고 있다. 신문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1.30/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공이 아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상위 3위팀에 주어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 진출권도 거머쥐었다. 무려 9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티켓이 아니다. 지난 2018년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긴 안목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3년을 돌아봤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한 과정을 덤덤하게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이번 대회의 로테이션은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병역혜택 기준에 맞춘 경기 출전 시간 때문에) 어차피 경기를 뛸 바에는 예선에 다 뛰게 하자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입을 뗐다.

이어 "우리가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태국에서 3주간 전지훈련을 했었다. 그때 '날씨가 문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최대한 가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로테이션을 생각했다. 로테이션은 그냥 돌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고, 경기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가능하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훈련 과정을 보면서 멤버 로테이션을 했다. 우리 전력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계속 준비한 것도 있었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과정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 무대도 제대로 누비지 못한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지도자로 성공 신화를 썼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고, 축구를 보기 위해 유럽과 남미를 돌아다녔다. 김 감독은 "과거에는 거스 히딩크, 알렉스 퍼거슨, 최근에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등 감독들을 다 면밀히 분석했다. 대화도 해봤다. 그들에게서 필요한 것만 얻었다. 누구와 비슷하게 간다기보다는 현대 축구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봤다. 공격적 압박이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 그런 부분을 주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체력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 축구의 좋은 것을 빨리 접목 시켜야 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얼마나 빨리 입히느냐가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독들의 좋은 점만 보고 따랐다"고 말했다. 축구는 물론이고 지도자들의 특성까지 공부한 김 감독. 그의 이름 앞에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실제로 그의 손에는 늘 종이와 펜이 들려있다. 인터뷰 때도 질문을 받아 적고, 고민을 거듭해 대답했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이어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안주는 없다. 그리고 김 감독 앞에는 '올림픽'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다른 나라를 다닌 것은 그 나라의 축구 스타일, 수준 등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북중미는 스타일을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림픽에 세 팀이 출전한다. 어느 팀이든 우리와 한 조에 묶일 것으로 생각한다. 북중미도 다 돌아봤다. 어느 팀이 걸리느냐에 따라 세부적으로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어떤 대회를 나가도 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한다. 나는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를 믿었기에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올림픽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령별 대회는 충분히 도전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일본에서 열리는 것은 홈 이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 그런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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