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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시티즌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의 갑작스런 매각 발언, 그 배경과 진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허 시장은 대단히 신중한 스타일이다. 웬만한 일에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거나, 먼저 움직이는 법이 없다. 김 호 전 대표이사 시절 여러차례 의혹이 붉어지며, 지역 정치인들과 축구인들이 줄줄이 나서 대표 이사 교체를 건의했을때도 "아직 뚜렷히 밝혀진 것이 없다.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했던게 허 시장이었다. 그런 허 시장이 직접 나서 구단 매각에 대해 언급했다. 대전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허 시장의 스타일을 비춰봤을때 결코 그냥 꺼낸 말은 아닐 것"이라며 "해당 기업과 어느 정도 교감을 했거나, 아니면 상당부분 이야기가 진척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전시티즌 매각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칭스태프 폭력사태가 불거졌던 2007년 대전시가 매각을 추진했던 것을 시작으로, 승부조작 파문이 이어졌던 2011년에도 매각설이 나왔다. 최근에는 2017년 당시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대전시의회 시정 답변에서 구단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대전시 입장에서 시티즌은 아픈 손가락이다. 연간 70억~80억원의 보조금이 들어간다.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부정적인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올해도 고종수 전 감독과 구단 관계자가 연루된 선수선발 부정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의 비위도 있었다. 이로인해 시티즌 운영에 부정적인 시의회 의원들이 제법된다.
물론 시티즌을 운영하겠다는 구단이 당장 나타나더라도, 매각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주 관계 등 정리해야 할 사안이 많다. 하지만 허 시장은 매각 발언을 통해 시티즌 관련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를 얻은 것만은 분명하다.
일단 대전 구단은 이번 허 시장의 매각 발언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대전은 최근 프런트 라인을 교체하는 등 최용규 대표이사 체제가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선수단 역시 패배주의를 씻고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각은 아직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시에서 매각 의사를 통보해 오면 협의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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