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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원전 가장 큰 수확 '클린시트', 국대 GK 김승규도 부담 덜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9-27 05:40


사진=프로축구연맹

2019 K리그1 FC 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 김도훈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6.30/

'무실점'.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수원 삼성전을 마치고 강조한 단어 중 하나다. 앞선 2경기에서 모두 비겨 승리에 목마른 상황임에도 승점 3점 못지않게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바란 눈치다.

울산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1라운드에서 2대0 승리하며 6경기 만에 무실점에 성공했지만, 이런 날이 오기까지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전 포지션에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유한 울산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경기당 2골이 넘는 11골을 허용했다. 리그 최강 공격진을 구축한 전북전은 그렇다 쳐도 강등권에 놓인 인천 유나이티드, 경남FC에도 3골씩 허용하며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했다.

수비 불안은 갈길 바쁜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5경기 중 상주 상무전을 제외한 4경기(3무1패)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전북에 선두를 빼앗겼다. 31라운드에서 전북이 대구FC에 패하며 승점 63점 동률을 이뤘으나, 애초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어도 됐다.

게다가 울산은 지난 7월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빗셀 고베에서 영입했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다. 헌데 올 시즌 울산 유스 출신인 김승규가 복귀하기 전 경기당 평균 0.82실점을 기록했던 울산은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뒤 1.5실점으로 실점률이 크게 늘었다. 8경기에서 클린시트는 단 2경기뿐.

수원전을 마치고 만난 김승규는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해도 실점을 많이 하게 되면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다. 골키퍼로서 내가 해줘야 하는 역할을 못 했다는 생각에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울산 사정을 잘 아는 축구인,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수비 문제는 김승규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반기에 비해 포백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주전 센터백 불투이스의 장기부상과 윤영선의 컨디션 난조가 맞물려 중앙 수비가 최상의 상태는 아니다. 라이트백 김태환이 전문 측면 수비수가 아닌데다 박주호와 이명재가 번갈아 맡는 레프트백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포지션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시즌 중 주전 골키퍼 교체 역시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김승규는 수비진들과 훈련 또는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어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수비수들도 기존 골키퍼인 오승훈(현 제주)과는 스타일이 상이한 김승규 스타일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김승규는 "수비수들끼리 따로 모이진 않았지만, 훈련장에서 훈련 후 미팅을 하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면서 "다 같이 전방에서 수비가 됐을 때 경기력이 좋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오늘 무실점을 통해 경기력이 좋아진 점은 호재"라고 말했다.

울산은 습관처럼 최근 5경기에서 실점을 했듯이, 무실점도 하나의 습관이 되길 바라고 있다. 각각 30경기를 치른 현재, 울산과 전북의 득실차는 2개다. 전북(61득 29실)이 득점이 하나 더 많고, 실점은 하나 더 적다. K리그 순위는 승점-다득점-득실차-다승 순으로 가린다. 다득점뿐 아니라 실점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 감독이 그토록 무실점을 바랐던 이유. 김 감독은 "우리는 전북을 따라가는 입장"이라며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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